충북 청주시 현도산업단지 내 재활용선별센터 설치와 관련 하이트진로(000080)와 오비맥주가 청주시와 갈등을 겪고 있다. 양사는 공사 중단을 요구한 반면 청주시는 법적 문제가 없는 사업이라고 맞선다. 집행정지 신청과 행정소송에 대해 양측 모두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청주공장 근로자들이 지난 25일 충북 청주시 임시청사 앞에서 현도산단 내 폐기물 선별장 공사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양사 제공

◇ 양사 "절차 위반" vs 청주시 "재판서 소명"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 25일 청주시청 앞에서 선별센터 설치를 반대하며 공사 중단과 계획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공동 집회를 열었다. 양사는 식품위생법상 오염시설과의 거리 확보 의무 위반 소지와 함께 생산 차질 및 브랜드 훼손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한 공장 인근에 선별센터가 들어설 경우 악취·분진·바이오에어로졸 유입으로 식품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양사는 이번 사업이 기존 환경영향평가와 성격이 다른 시설임에도 재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핵심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해당 부지는 1991년 산업단지 조성 당시 폐기물 매립 시설을 전제로 환경영향평가가 진행됐지만, 현재 추진되는 선별센터는 청주시 전역의 생활 폐기물을 처리하는 시설로 환경 영향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한 기존 폐기물 매립장의 용도 변경 문제도 쟁점으로 제기됐다. 해당 시설은 산업단지 내 자체 발생 폐기물 처리를 목적으로 조성됐으나, 이를 외부 생활 폐기물을 처리하는 선별 시설로 전환하는 것은 설립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입지 적정성, 입주 기업 협의, 주민 의견 수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산업입지법상 사업 시행자 변경 역시 위법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미 조성이 완료된 산업단지에서 기존 사업 시행자인 입주 기업을 배제하고 청주시를 사업 시행자로 지정한 것은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으며, 이 과정에서 청문 절차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청주시는 재활용 선별 시설은 환경영향평가 대상이 아닌 시설이라며 양사의 주장을 반박했다. 산업입지법 위반 주장에 대해서도 법 해석에 대한 오해라고 주장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현재 양사가 제기한 소송이 진행 중이며 재판 과정에서 이미 충분히 소명했다"며 "해당 시설이 음식물·일반폐기물이 아닌 페트병·플라스틱 등 재활용품을 선별하는 시설로 아파트 재활용장과 유사한 개념의 시설"이라고 했다. 실제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에 따르면 폐기물 처리시설, 소각시설, 분뇨처리시설,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 등을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청주시는 재활용 선별센터는 이에 해당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최근 양사가 제기한 행정심판과 공사 집행정지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됐다"며 "기후에너지환경부 기준에 따라 추진된 국비 사업으로 법적 문제가 있었다면 이미 사업이 중단됐을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양사는 공사 집행정지 신청이 기각된 것에 대해 항고한 상황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입주 기업을 절차적으로 배제한 부분이 있는 상황이다. 관련 소송이 현재 진행 중"이라며 "법적 절차 위반 논란 외에도 폐기물 선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요소들이 생산 공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제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충북 청주시 서원구에 위치한 OB맥주 청주공장(위)과 하이트진로 청주공장. /각 사 제공

◇ 정치권·환경단체도 반대… 청주시 "환경 문제없는 시설"

해당 사업은 국비가 투입된 자원순환 정책이다. 267억9000만원 규모로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2009년부터 운영한 휴암동 재활용선별시설(하루 처리 용량 50t)의 법적 내구연한 종료에 대비해 청주시가 2018년부터 흥덕구 광역소각시설, 강내면 매립장 부지 등을 대상으로 재활용선별센터 건립을 검토했지만, 부지 협소 등을 이유로 2022년 현도산업단지를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

선별센터 인근 350m 거리에 위치한 오비맥주 공장은 오비맥주의 전체 생산량의 20~30%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충남 및 중부지방의 물량을 생산하고 있다. 인근 900m 거리에 있는 하이트진로 공장은 회사 전체 생산량의 약 30%를 담당하고 있다.

이와 관련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주시장 예비후보들과 환경사회단체도 잇따라 공사 중단과 사업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박완희 더불어민주당 청주시장 예비후보는 지난 26일 입장문을 내고 "불과 수백 미터 거리에 인접한 식품 기업들이 입게 될 피해에 대한 제대로 된 사전 조사도 없었다"며 "해당 지역 주민, 기업과의 충분한 사전 소통 과정을 생략한 채 일방적인 불통 행정은 중단돼야 한다"고 했다.

이장섭 민주당 청주시장 예비후보도 논평을 통해 "주변 기업은 물론, 지역 주민들과도 제대로 된 협의를 거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우량 기업을 유치해도 모자랄 판에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 온 향토 우량 기업을 내쫓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청주시는 주민들의 처절한 반대 목소리를 외면하고 지역 기업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현도 재활용품선별센터 건립을 강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청주시 관계자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입주 기업과 협의를 시도했으나 기업 측이 거부했으며 올해 초 충청북도의 중재로 협의를 진행하기도 했다"며 "재활용 선별센터는 매립장이나 소각장과 달리 환경 문제가 없는 최신식 시설이다. 2027년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