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3월 22일 오전 5시 21분 조선비즈 RM리포트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정부가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 제도의 운용 규제 기준을 구체화했다. 이달 초 제도 시행 후 현장 혼란이 발생해 오히려 '노펫존'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예방접종 확인 방식, 시설 기준, 식탁 간격 규정 등을 완화·구체화하는 개선안을 발표했다. 기존 증명서 확인 방식 외에도 QR코드 제출과 수기 기재를 허용해 업주와 고객 간 마찰을 줄이고 현장 적용성을 높였다.
논란이 컸던 '식탁 간격' 기준도 현실적으로 조정했다. 반려동물을 케이지나 전용 의자에 두거나 직접 안고 있을 경우 별도의 거리 확보 의무가 없어졌고, 목줄 사용 시에도 타 테이블과 접촉하지 않는 수준이면 충분하도록 기준을 완화했다.
업주의 시설 부담도 낮췄다. 기존에는 케이지, 목줄 고정 장치, 전용 의자 등을 모두 갖춰야 하는 것으로 인식됐지만, 앞으로는 한 가지 설비만 갖추면 된다. 고객이 자체적으로 케이지나 유모차를 사용할 경우 별도 장비 없이도 운영할 수 있다. 조리 공간 분리를 위한 칸막이 역시 이동식·접이식 등 다양한 형태를 허용했다.
앞서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라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제과점에서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개와 고양이 동반 출입이 가능해졌다. 식약처는 규제 샌드박스를 진행해 본 결과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의 경우 위생 안전 수준 개선, 업계 및 소비자 만족도 향상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보고, 시범 사업을 끝마치고 반려동물 동반 출입 가능 업장을 넓히기로 했다.
시행 당시 현장에서는 시설 투자와 관리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불만과 단속이나 민원 발생 시 영업 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오히려 노펫존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현재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은 증가하는 추세다. 시행 첫 주 287곳에서 3주 만에 802곳으로 늘었다. 업계에서는 제도 초기 '사실상 허용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기준이 명확해지고 부담이 줄면서 참여 의지가 높아지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다만 여전히 규제 위반 적발 시 영업 정지 등 제재에 대한 부담,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문제, 고객과의 갈등 가능성 등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우려는 있다. 1인 운영 업소는 예방접종 증명서 확인 등에도 어려움이 있다. 또한 반려동물 관리 책임이 업주에게 과도하게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카페 알로하터틀에서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 정책 간담회'를 열고 "반려인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식당 등에 편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마련한 제도인데 아직 현장에서는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다.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정책에 반영하며 헤쳐나가겠다"고 했다.
식약처는 제도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지원책도 병행한다. '반려동물 국·문·식·답(QnA)' 코너에서 제도 관련 질문을 남기면 사례 중심의 답변을 받을 수 있다.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 정보는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에서 지도 기반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제도의 안착을 위해서는 단순한 규제 완화뿐 아니라 반려인 책임 강화와 이용 문화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까다로운 규제보다는 컨설팅, 교육, 자료 제공 등을 통한 행정이 필수적"이라며 "반려동물과 함께 방문하는 손님과 그렇지 않은 손님이 공존하는 문화가 되려면 정부 부처는 물론 민간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