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떡볶이 대표 프랜차이즈 브랜드 '두끼'가 대만 현지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의 승부를 비하하는 마케팅을 펼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른바 '점수 조작' 의혹을 홍보 수단으로 삼은 것이다.

두끼 대만 공식 SNS 계정에 올라온 3월 이벤트 내용 사진. 해당 사진에는 논란이 된 "우리가 점수를 조작하면 안 됐다" 등의 표현이 담겨 있다. /두끼 대만 SNS 화면 캡처

12일 업계에 따르면 두끼 대만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엔 무릎을 꿇은 남성이 종이를 들고 사과하는 사진 여러 장이 올라왔다. 종이에는 "우리가 점수를 조작하면 안 됐다", "대인은 떡볶이를 탓하지 않는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러면서 3월 말까지 2인 세트를 540대만달러(한화 약 2만5000원)에 판매한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문제는 홍보물에 명시된 '540'이라는 숫자와 '조작'이라는 표현이다. 숫자 '540'은 지난 8일 WBC 조별리그에서 한국이 대만에 4-5로 패했던 경기 결과를 떠올리게 한다. 패배의 아픔을 마케팅 도구로 활용한 것으로 보이는 지점이다. 특히 정당한 승부 끝에 나온 결과에 대해 '조작'이라는 표현으로 한국 야구 대표팀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여기에 게시물에 사용된 '무릎 꿇는 사과 사진'은 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정하지 못해 미안하다. 그런데 어쩌라고"라는 식의 비아냥 의미로 쓰이는 밈(Meme·온라인 파생 콘텐츠)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 거세졌다.

실제로 현지 교민과 야구팬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두끼 대만 공식 SNS에는 "건드리면 안 되는 것을 건드렸다", "돈을 벌기 위해 혐오 정서를 마케팅에 이용했다" 등 비난 섞인 댓글이 달렸다.

논란이 확산하자, 두끼 본사 측은 "대만 현지에서 자체적으로 기획한 이벤트"라며 해당 게시물 삭제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이에 두끼 대만법인 측은 이날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통해 "야구의 열기를 활용해 팬들과 소통하려 했지만, 기획과 소통이 충분하지 못해 불편을 드렸다"며 "내부적으로 마케팅 과정을 전면 점검하겠다"고 했다.

다만 논란이 된 2인 540만대만달러 할인 이벤트는 이달 31일까지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9일 WBC 8강 진출을 앞두고 한국 야구 대표팀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호주를 상대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이 8점, 호주가 3점을 내면 실점률에서 가장 앞선 대만이 8강에 진출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호주와의 경기에서 한국이 7-2로 승리하면서 대만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일부 대만 야구팬들이 한국 대표팀 문보경의 SNS에 "고의적 삼진 아웃" 등 소위 점수 조작 의혹이 담긴 '악플 테러'를 일삼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