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일반 콜라, 사이다와 제로 콜라, 사이다 제품이 진열돼 있다./연합뉴스

이 기사는 2026년 2월 26일 오후 15시 48분 조선비즈 RM리포트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제로 슈거'(무설탕) 식품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정부가 감미료 사용 기준을 구체화하는 안전관리 조치에 나섰다. 설탕을 대체하는 감미료를 넣어 단맛을 유지한 제품이 음료뿐 아니라 과자·유제품·단백질식품까지 확산하자 식품첨가물 관리 체계를 정비하겠다는 취지다.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수크랄로스·아세설팜칼륨·아스파탐·스테비올배당체·효소처리스테비아·에리스리톨 등 6종 감미료의 사용 대상 식품과 최대 사용량을 세분화하는 '식품첨가물의 기준 및 규격'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식약처 통계에 따르면 국내 감미료 생산·수입량은 2020년 3364톤(t)에서 2024년 1만3276t으로 약 4배 증가했다.

식약처는 "현재 1일 섭취허용량(ADI) 대비 국민 섭취량은 0.49~12.71%로 안전 범위에 있다"라면서도 "국내 생산·수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향후 국민 섭취수준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번 개정안의 대상이 된 감미료들은 흔히 '대체당'으로 불리지만 성격은 다르다. 수크랄로스·아세설팜칼륨·아스파탐은 극소량으로 강한 단맛을 내는 고감미료에 해당한다. 스테비올배당체와 효소처리스테비아는 식물 유래 감미료, 에리스리톨은 설탕처럼 일정량을 넣어야 단맛이 나는 당알코올로 분류된다.

제로 슈거는 이처럼 설탕 대신 다른 감미료를 사용한 식품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한 가지 성분만 쓰기보다 2~3종을 혼합해 설탕의 맛과 질감을 재현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모든 제품에 여섯 가지 성분이 모두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제품에는 적어도 한 종류 이상의 감미료가 포함된다.

제품 유형에 따라 사용 조합도 다르다. 일반적으로 아스파탐은 단맛이 빠르게 느껴지고 수크랄로스는 단맛 지속성이 길어 두 성분을 함께 사용하면 설탕과 유사한 맛을 구현할 수 있다. 스테비아나 아세설팜칼륨 특유의 쓴맛을 에리스리톨이 완화하거나 수크랄로스가 덮어주는 방식으로 배합하기도 한다.

제로 탄산음료는 설탕이 빠지면 맛 균형이 무너지기 때문에 아스파탐·아세설팜칼륨·수크랄로스 등 고감미료를 혼합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제로코카콜라는 아스파탐, 아세설팜칼륨 사용한다.

단백질바·저당 과자 등 간식류는 에리스리톨과 효소처리스테비아를 주로 사용한다. '천연당'을 강조하는 음료는 스테비아 계열 감미료를 활용해 인공감미료 사용을 최소화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개정안 세부 내용을 보면 수크랄로스는 과자류 사용량을 기존 1.8g/㎏에서 1.6g/㎏ 이하로 조정하고, 캔디류 등 21개 식품에 대해서는 0.58g/㎏ 이하 사용 기준을 신설했다. 아세설팜칼륨은 빙과 및 아이스크림 사용량을 1.0g/㎏에서 0.8g/㎏ 이하로 낮췄다.

아스파탐, 스테비올배당체, 효소처리스테비아는 사용대상식품을 각각 빵류·추잉껌 등 37개, 과자 등 35개, 캔디류 등 44개 식품유형으로 세분화하고, 식품유형별 사용량을 0.03~12.0g/㎏으로 설정했다.

에리스리톨 등 당알코올 10종은 과량 섭취로 인해 설사를 유발하지 않게 사용하도록 했다. 특히 음료류에 주로 사용되는 에리스리톨은 16g/㎏ 이하로 사용량을 제한한다. 식약처는 "음료류는 제품 특성상 단시간에 과량 섭취할 수 있다"라며 "유럽연합(EU),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와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라고 밝혔다.

식품업계에는 당장 비용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사용 기준이 바뀌면 제품 처방을 다시 설계하거나 관능 테스트와 생산 공정을 재검증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감미료는 단순히 단맛만 내는 성분이 아니라 향 지속성, 쓴맛 보정, 질감 형성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에서 설탕은 단순히 단맛만 내는 재료가 아니라 제품이 입안에 가득 찬 느낌을 주기도 한다"며 "고감미료는 아주 소량만 넣어도 단맛이 나기 때문에 제품의 물리적인 양을 채워주지 못해서 다른 감미료를 같이 쓴다"고 했다. 아이스크림 등 빙과류에는 에리스리톨과 스테비아 계열 감미료를 함께 쓰는 경우가 많다.

이번 조치가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준이 명확해지면 안전성 논란이 줄어들고 유통 채널 확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는 산업 정책 성격도 담겼다. 식약처는 기준을 유럽연합(EU)과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 맞춰 세분화했다. 감미료 규격 차이로 인한 혼선을 줄이고 관리 체계를 국제 기준에 맞추기 위한 조치다.

식약처 측은 "감미료의 사용대상식품과 사용량을 구체적으로 정해 식품 제조 시 과도한 감미료 사용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며 " 앞으로도 급변하는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국민의 안전한 식품 소비 환경 조성과 업계의 다양한 식품 개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