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에 가격 인상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버거킹에 이어 맥도날드 등 외국계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하자 국내 프랜차이즈도 인상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원재료 가격과 환율, 인건비 상승으로 대부분 업체가 비슷한 부담을 안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노브랜드와 KFC 등 일부 업체는 가격 인상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버거킹 운영사 BKR은 지난 12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와퍼는 7200원에서 7400원으로, 와퍼 주니어는 48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랐다. 프렌치프라이는 2200원에서 2300원으로, 와퍼·프렌치프라이·콜라로 구성된 와퍼 세트는 9200원에서 9600원으로 올랐다. 버거킹은 작년 1월에도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이어 맥도날드와 롯데리아도 가격을 인상하며 햄버거 업계 전반으로 가격 인상 흐름이 확산했다.
올해도 버거킹에 이어 맥도날드가 지난 20일부터 가격을 올렸다. 빅맥 단품은 5500원에서 5700원으로, 빅맥 세트는 7400원에서 7600원으로 인상됐다. 프렌치프라이는 2500원에서 2600원으로, 탄산음료는 1900원에서 2000원으로 올랐다. 버거킹과 맥도날드 측은 "수입 비프 패티와 번류, 채소류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고, 각종 외부 요인에 따른 원가 부담이 증가했다"고 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1월 수입산 소고기 물가지수는 147.19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2% 상승했다. 해외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보통 미국산·호주산 패티를 사용하는데, 특히 미국산 소고기 가격이 수년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 사육 마릿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 기준 소 사육 마릿수는 1년 전보다 30만 마리가 줄어든 8620만 마리로 1951년 수준이다.
일부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는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맘스터치 측은 "재료 가격과 환율, 인건비가 모두 오른 상황이라 원가 압박이 있다"며 "가격 인상 카드를 고민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롯데리아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GRS는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라면서도 "원가 압박이 있어 가격 인상을 계속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노브랜드·KFC 등은 당분간 가격 인상 없이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가격을 올릴 경우 소비자 이탈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노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원부재료 가격, 물가 상승 등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하는데 가격을 올려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KFC 측도 "단순히 원가로만 가격을 책정하는 게 아니라 복합적인 요인들을 고려해 정한다"며 "최근 가격 인상을 검토한 적은 없다"고 했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는 가격 인상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밀가루와 설탕 등 일부 원재료 가격이 하락한 상황에서 가격을 인상할 경우 소비자 체감물가와의 괴리가 커지고 비판 여론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햄버거가 대표적인 생활 외식 품목으로 인식되는 만큼 가격 인상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는 점도 고려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식 물가 상승으로 햄버거가 가성비 메뉴가 되면서 수요가 몰린 상황이다. 가격을 올릴 경우 소비자 이탈 가능성이 크다"며 "100~200원 인상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이라 원가 압박에도 가격 인상에 대해 신중한 것"이라고 했다.
◇ 외식업계 가격 인상 확산 우려도
일각에서는 버거 가격 인상이 외식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햄버거 외에 다른 외식 품목들도 줄줄이 가격이 오르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9% 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상승률(2%)을 웃돌았다. 죽(6.1%), 도시락(5.7%), 자장면(5.4%), 쌀국수(4.8%), 짬뽕(4.6%), 해장국(4.5%), 외식 커피(4.4%), 김밥(4.2%) 순이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김밥의 평균 가격은 서울 기준 3800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7.4%(262원) 상승했다. 자장면 평균 가격 역시 같은 기간 7500원에서 7654원으로 올랐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외국 프랜차이즈와 국내 프랜차이즈 모두 동일하게 가격 인상을 고민할 정도로 원가 압박이 심한 상황"이라며 "다만 외국 프랜차이즈들은 직영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고, 롯데리아, 맘스터치 등 국내 프랜차이즈들은 가맹점 형식으로 운영하다 보니 가맹점주들의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가격 인상 고민이 더 클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