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법원의 피자헛 차액가맹금 반환 판결은 차액가맹금이 가맹 계약의 본질적 내용에 해당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결정이다. 가맹계약서에 양측의 명시적인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차액가맹금을 수취하는 구조는 유지되기 어렵다."
권정순 변호사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차액가맹금 판결로 보는 프랜차이즈 선진화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가맹계약서에 대한 구체적인 의사 합치가 없는 상태에서 정보공개서 기재만으로 지급 의무를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대법원이 확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피자헛 가맹 본부의 차액가맹금(유통 마진) 반환 소송 최종 판결 이후 비슷한 소송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차액가맹금 제도와 구조 개선·보완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앞서 지난달 15일 대법원은 피자헛 가맹 점주들이 가맹 본부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차액가맹금 215억원을 반환하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토론회 첫 발제자로 나선 권 변호사는 "피자헛 사건처럼 차액가맹금을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은 경우 차액가맹금 반환을 둘러싼 분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간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가맹 본부의 과도한 유통 마진 의존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가맹 점주의 수익성 악화와 반복적인 분쟁을 초래해 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 차액가맹금 논란을 프랜차이즈 산업 구조적 문제로 분석했다. 그는 "프랜차이즈의 경쟁력은 규모의 경제에 있지만, 필수 품목을 통한 과도한 차액가맹금이 그 장점을 오히려 훼손하고 있다"며 "가맹 본부의 수익과 가맹 점주의 수익이 함께 움직이지 않는 구조가 갈등의 핵심"이라고 했다. 이어 "정보의 비대칭성과 불투명한 유통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한, 같은 문제는 계속 반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론에 참여한 패널들은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이 브랜드별 분쟁으로 확산될 경우 프랜차이즈 산업 전반에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엔 공감했다. 이번 피자헛 대법원 판결 이후 차액가맹금을 둘러싼 가맹 본부·점주 간 갈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프랜차이즈 산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특히 소송이 장기화될 경우 가맹 본부와 가맹 점주 모두에게 부담이 되는 만큼, 분쟁 조정이나 사회적 합의 등 집단적 해결 방안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종열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자문위원장은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이 본격화되면 일부 가맹 본부는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며 "개별 소송으로 확산되기 전에 제도적 안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박경준 변호사(경실련 상임집행위원)는 "피자헛 판결은 가맹 점주와의 합의 없이 차액가맹금이 지속적으로 늘어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 사례"라며 "계약 단계에서부터 불공정 요소를 차단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권 변호사도 차액가맹금 분쟁을 소송으로만 해결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사회적 합의나 분쟁조정기구를 통한 집단적 해결 방안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며 "차액가맹금 논란이 반복되는 만큼, 브랜드 사용 대가를 중심으로 한 로열티 방식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 측도 판결 취지에 공감했다. 정현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거래정책과장은 "이번 판결은 형식이 아니라 거래 관계의 실질적 기준으로 판단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필수 품목 지정, 계약서 기재 사항, 정보 공개 등 가맹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청일 중소벤처기업부 상생협력정책과장은 "프랜차이즈는 소상공인 조직 모델인 만큼, 가맹 본부와 가맹 점주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가 중요하다"며 "상생 협력 관점에서 정책적 보완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