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프레시웨이가 외식 경기 침체 국면에서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식업을 기반으로 식자재를 공급하는 사업 구조상 경기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지만, 고객 포트폴리오 전환과 온라인 전략, 컨세션 사업 확장을 통해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성장 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CJ프레시웨이는 5일 지난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4811억원, 101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7.9%, 8.1%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8980억원, 영업이익은 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6%, 19%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이 같은 실적 개선이 외식 경기 침체 국면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CJ프레시웨이는 외식업을 기반으로 식자재를 공급하는 사업을 주로 하고 있다. 이 외에도 단체 급식, 소스 제조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는 75.09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전국 외식업체 30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해 산출된다. 100을 밑돌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감소한 업체가 증가한 업체보다 많다는 의미다. 통상 외식 경기가 꺾이면 식자재 공급량도 함께 줄어들지만, CJ프레시웨이는 이 공식에서 벗어난 셈이다.
실적 방어의 핵심은 우선 고객 구조 변화다. 불황 국면에서는 개인 영세 식당이 빠르게 도태되는 반면, 자금력과 운영 효율을 갖춘 기업형 프랜차이즈와 단체급식 시장은 상대적으로 견조하다. CJ프레시웨이는 이 같은 흐름을 읽고 기업형 고객 공략에 집중해 왔다.
특히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에 직면한 업체를 대상으로 손질된 식재료를 공급하는 '키친리스(Kitchenless)' 설루션을 확대하며 식자재 유통은 물론 급식 사업까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업주는 조리 인력을 줄이고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고, CJ프레시웨이는 안정적인 대량 공급처를 확보하는 구조다.
온라인 전략도 실적 개선의 또 다른 축이다. CJ프레시웨이는 자체 온라인몰 '프레시엔'을 중심으로 자체 브랜드(PB) 및 직수입 상품을 강화했다. '식봄', '배민상회', 스마트스토어 등 외부 플랫폼으로도 유통 채널을 넓혔다. 온라인 주문 구조를 통해 영업 인력 투입 없이도 일반 식당 경로를 공략하는 '저비용 고효율' 모델을 안착시킨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프레시원 법인 합병을 통해 구매·물류·영업을 수직계열화한 점도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양방향으로 소비자를 연결해 구매·서비스를 유도하는 모델) 전략의 기반이 됐다. 이를 통해 배송 경쟁력을 확보하며 거래처 확대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CJ프레시웨이의 유통 사업(외식 식자재·식품 원료) 매출은 1조5621억원이었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온라인 유통 사업은 연간 매출 규모가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며 "채널 다각화를 통해 신규 고객을 확보한 데 더해 전국 단위 물류 인프라 등 경쟁력이 뒷받침되며 매출 확대 성과를 이뤘다"고 밝혔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 레스토랑에 식자재 기업이 접근하려면 영업 인력을 투입해야 하고 물류비도 든다. 하지만 온라인을 통한 주문 방식은 이러한 부분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물류에 대한 경쟁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유통 단계를 단축해 중장기적으로 성장 기반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항과 테마파크 등 특수 상권에서 운영되는 컨세션 사업도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반 외식 경기와는 별개로 움직이는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인천국제공항에 복합 식음 문화공간 '고메브릿지'를 운영 중이다. 지난달에는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동편에 450석 규모의 공항 내 최대 규모 푸드코트를 열었다. 한식부터 중식, 아시안식, 캐주얼푸드까지 폭넓은 구성을 갖췄다.
CJ프레시웨이는 올해 고메브릿지 연간 이용객 수가 4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항 이용객 회복과 맞물려 CJ프레시웨이의 안정적인 매출원이 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축적한 고객 데이터와 운영 노하우를 기존 식자재 사업에도 접목하고 있다.
임성철 CJ프레시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상품·물류 등 근원적 경쟁력 고도화와 디지털 전환에 기반해 수익성 중심 성장 구조를 확립했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대를 달성했다"고 했다. 이어 "올해는 O2O 성과 창출을 가속화하고 키친리스 전략 실행을 본격화해 성과와 실효성을 입증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