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피자헛 차액가맹금 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결 이후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이 술렁이고 있다. 업계와 법조계 의견을 종합하면 차액가맹금과 로열티를 수취하는 것 자체가 곧바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받았는지, 사전에 충분한 고지와 합의가 있었는지, 본사가 과도한 이익을 취한 것은 아닌지 여부 등에 따라 앞으로 이어질 20여 개 소송의 결과가 제각각 갈릴 것으로 보인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치킨·커피·외식 브랜드를 중심으로 차액가맹금 관련 소송만 17건이 진행 중이다. 법무법인 YK가 가맹점주 측을 대리하고 있으며, 모두 1심 단계다. 이 가운데 맘스터치·지코바치킨·두찜 사건은 민사단독 재판부에서 합의부로 이송됐다. 단순한 물품 대금 분쟁을 넘어 가맹계약 구조와 법리 판단이 필요한 사안으로 법원이 본 것으로 해석된다.
배스킨라빈스, 투썸플레이스, 처갓집양념치킨, 버거킹 사건은 조정 절차로 회부됐다. 법원이 "당사자 간 합의 가능성을 먼저 살펴보라"며 중재에 나선 것이다. 배스킨라빈스 사건은 지난해 8월 조정기일이 열렸지만, 법원이 "관련 상고심 판결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이후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버거킹은 조정이 결렬되면서 현재 다시 본안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17개 브랜드 외에도 향후 유사 소송이 이어질 전망이다. 메가MGC커피 가맹점주들도 본사를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준비 중이다. 법무법인 도아가 점주 측을 대리한다.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가맹사업 구조는 브랜드마다 다르다. 로열티 또는 차액가맹금 둘 중 하나만 수취할 수도 있고, 로열티와 차액가맹금을 모두 받는 경우도 있다.
한국피자헛 사건의 경우 1심과 2심, 상고심까지 모두 법원이 가맹점주들의 손을 들어줬다. 계약서에 차액가맹금 형태의 가맹비를 지급하기로 한 명시적 조항이 있었는지가 쟁점이 됐다. 매월 점주들이 물품 대금을 납부했지만 납품 물건 가격에 일정 차액이 붙는다는 사실이 계약서나 정보공개서에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지 않았다는 점과, 본사 측이 로열티까지 별도로 받고 있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현재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이어질 차액가맹금 소송에서 로열티를 받는 업체는 롯데프레시, 투썸플레이스, 버거킹, 메가MGC커피, 두찜, 땅땅치킨 등이다.
◇ 2~3월 변론·조정 앞두고 긴장감
법조계와 업계에선 이번 소송전이 일괄적인 결론으로 귀결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브랜드마다 계약서 내용이 다르고, 계약 체결 시점과 점주와의 소통 방식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메가MGC커피 가맹점주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도아의 박종명 변호사는 "얼마를 어떤 기준으로 받는지, 계약서와 정보공개서에 명확히 기재돼 있는지, 점주 동의가 있었는지 등이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사업이 오래된 곳은 초창기 계약서가 점차 보완되면서 현재 계약서는 예전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사건별, 업체별로 판단이 갈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 프랜차이즈는 피자헛 사례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선을 긋는다. 롯데프레시는 "식품 프랜차이즈와 유통 프랜차이즈는 구조가 다르다"며 "롯데프레시는 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반드시 본사에서만 받을 필요가 없고, 다양한 유통 채널 중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맘스터치 역시 과거 유사 소송에서 본사가 승소한 사례가 있다. 당시 법원은 점주들이 물류 마진 구조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인상 시에도 가맹점주들과 협의를 거친다"라며 "피자헛처럼 아무런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부과한 구조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통 마진을 받는다는 구조 자체는 물론 얼마를 더 받는지 계약서에 담겨 있다"며 "공동구매 방식으로 구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점주가 타 채널에서 구입하는 것 보다 더 저렴하게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BBQ 관계자는 "별도의 로열티 없이 차액가맹금만을 유일한 수익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수익 구조의 성격과 합의의 투명성 측면에서 피자헛 사례와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라며 "2020년부터 가맹계약서와 정보공개서 모두에 차액가맹금에 대해 명확히 기재하고 있고 계약 과정에서 해당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고 점주로부터 직접 수취 확인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점주들은 본사가 원재료를 시중 가격보다 훨씬 비싸게 공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메가MGC의 경우 2024년 가맹사업법 개정 이전까지 차액가맹금에 대해 계약서에 명확하게 쓰여 있지 않았다. 법 개정 이후에 쓰인 내용도 추상적이다"라며 "본사 측에서 점주들에게 조건을 좋게 제시해 투자를 유도한 뒤, 마진을 많이 붙여 수익을 보전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오는 22일 지코바치킨, 28일 굽네치킨을 시작으로 2~3월 사이 주요 사건들의 변론·조정기일이 잇따라 예정돼 있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본사가 물류 마진을 전혀 받지 않으면 인력 운영, 마케팅, 점주 지원 시스템을 유지하기 어렵다"라며 "점주들과 그동안 어떻게 소통해 왔느냐에 따라 소송 향방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