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피자헛 가맹점주들이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의 최종 결론이 임박했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대법원 판결에 따라, 프랜차이즈 본부의 수익 구조와 가맹점과의 거래 관행 전반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사실상 프랜차이즈 비즈니스 모델 변화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 시내 한 피자헛 매장의 모습. /뉴스1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법원 민사3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한국피자헛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오는 15일로 지정했다.

피자헛 차액가맹금 소송은 2020년 가맹점주 94명이 본사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차액가맹금이란 가맹본부가 점주에게 원·부자재를 공급하면서 도매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납품해 취하는 마진을 뜻한다. 통상 미국에서는 가맹본부가 매출의 7~10% 수준의 로열티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 로열티가 낮거나 없는 대신 차액가맹금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이번 소송은 구조적인 문제를 건드린 사례로 평가된다.

가맹점주들은 한국피자헛이 로열티를 받으면서도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차액가맹금을 별도로 수취했다며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본사 측은 "차액가맹금은 가맹사업법상 허용되는 정상적인 납품 마진"이라며 "별도의 사전 합의가 필요하지 않다"고 맞섰다.

1·2심 판단은 모두 가맹점주 측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등법원은 2심에서 "사전 합의 없는 차액가맹금은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며 한국피자헛이 가맹점주들에게 약 210억원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는 1심에서 인정된 금액(약 75억원)보다 세 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이 판결 후 한국피자헛은 2024년 11월 자금난을 이유로 회생절차를 신청하기도 했다.

피자헛 사건의 여파는 이미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2심 판결 이후 치킨·커피·아이스크림 등 다른 프랜차이즈 업종에서도 차액가맹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여 건의 소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bhc치킨, 교촌치킨, BBQ, 굽네치킨, 처갓집 양념치킨, 버거킹, 배스킨라빈스, 투썸플레이스 등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법 판결이 이들 사건의 향방을 가르는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가 주목하는 대법원 판결의 영향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프랜차이즈 수익 구조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이뤄질 수 있다. 대법원이 2심 판단을 유지할 경우, 차액가맹금이 계약 근거 없는 부당이득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 경우 차액가맹금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아온 다수 가맹본부들은 사업 모델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작년 10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맹본부의 60% 이상이 차액가맹금 중심의 사업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대법원 판결에 따라 공급가격 산정 방식 변경 등 근본적인 수익 구조 조정이 불가피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사 소송에 대한 파급 효과도 클 전망이다. 피자헛 판결이 확정되면 이미 진행 중인 치킨·커피·아이스크림 등 타 업종 소송의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대법 판결이 점주 측에 유리하게 나오면, 추가 집단소송이나 신규 소송 제기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개별 기업 문제가 아닌 산업 전반의 구조적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맹계약서·정보공개서 작성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액가맹금의 법적 성격이 명확해질 경우, 가맹본부들은 계약서와 정보공개서에 물품 공급 구조와 마진 산정 근거를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금처럼 '물품 공급'으로 포괄적으로 기재하는 방식 대신 점주의 명시적 동의 절차 강화, 공급가격 변경 시 사전 고지 의무 확대 등 계약 실무 전반이 한층 보수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 가맹사업법 개정안 통과… 프랜차이즈 수익 구조 바뀔까

다만 일각에서는 피자헛 사례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피자헛은 본사가 로열티를 받는 구조인 데다, 계약서에 차액가맹금 근거가 명확히 기재돼 있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내 다수 프랜차이즈와 사업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피자헛 사건은 특정 구조에서 발생한 특수 사례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가맹사업법 개정안도 업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개정안은 가맹점주 단체 등록제 도입과 본사의 협의 의무 강화를 골자로 한다. 일정 요건을 충족한 점주 단체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하면 공식적인 대표성을 인정받고, 본부는 이들과 거래 조건 등에 대해 협의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대법 판결 결과와 맞물려, 본부 중심으로 유지돼 온 운영 구조가 이중으로 압박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개정안은 작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 올해부터 12월 시행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15일 판결 결과에 따라 프랜차이즈 산업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며 "이후 제도 변화까지 본격화하면 본부들도 수익 구조와 점주와의 관계 설정을 근본부터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