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전문점 수는 늘었지만, 평균 매출은 감소하는 추세다. 전반적인 주류 소비가 줄어드는 가운데 주류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른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을지로 노가리 골목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 /뉴스1

5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생맥주·기타 주점 가맹점 수는 전년 대비 9.0% 늘어난 1만2939개를 기록했다. 전체 프랜차이즈 업종 중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생맥주·기타 주점 프랜차이즈 가맹점당 매출액은 2억5690만원으로, 전년 기록한 2억6030만원 대비 1.3% 감소했다. 생맥주·기타 주점 프랜차이즈 종사자 1인당 매출액은 9070만원으로, 전체 업종 평균인 1억1340만원보다 20%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가맹점 수백 개를 운영하는 대표 생맥주 프랜차이즈들의 성장세도 꺾였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역전할머니맥주는 매장 수가 2022년 861개, 2023년 926개, 2024년 968개로 증가세를 보였지만 2024년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4억3023만원으로 전년 대비 5.1% 감소했다.

생활맥주는 2024년 매장 수 233개로 전년(238개)보다 5개 감소했다. 같은 해 가맹점 평균 매출액도 2억9714만원으로 전년 대비 6.8% 줄었다. 생활맥주를 운영하는 데일리비어는 내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덩치가 줄어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소비 침체가 장기화하고 수제 맥주 시장 규모 자체가 줄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연말 송년회·회식 수요가 눈에 띄게 줄어든 데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폭음을 지양하는 절주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주류 시장이 전반적으로 고전하고 있다.

특히 치킨과 맥주를 함께 먹는 '치맥'의 인기가 꾸준해 맥주 프랜차이즈들은 전국 3만1397개의 매장이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들과도 경쟁해야 한다. 혼술(집에서 혼자 마시는 술) 트렌드도 확산하면서 편의점에서 할인 판매하는 수입 맥주와도 경쟁하고 있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수제 맥주가 인기를 끌면서 매장 수가 늘어난 것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도 나온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한때 가벼운 안주에 맥주를 파는 프랜차이즈들이 유행하면서 매장이 늘었는데 물가 상승으로 외식이 줄고, 헬시플레저(건강한 기쁨) 등이 트렌드가 되면서 수요가 줄었다"며 "특히 일반 주점들, 치킨 프랜차이즈 등과도 경쟁해야 해서 수익성에 타격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저가 맥주가 유행한 것도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저가 맥주로 인기를 끈 신생 브랜드 생마차는 매장 수가 2023년 14곳에서 지난해 181곳으로 늘었다. 이종우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주류 소비가 감소하고 있고 MZ세대를 중심으로 절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일본풍 저가 맥주 점이 유행하고 있다"며 "저가 맥주가 유행하면서 객단가까지 낮아져 수익성이 악화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