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3월부터 일정 기준을 충족한 음식점에 한해 반려동물 동반 출입을 허용하면서, 외식업계 전반에 '펫 프렌들리' 흐름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빠르게 늘어난 가운데, 제도적 규제가 완화되면 새로운 소비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오는 3월부터 일정한 시설 기준과 위생·안전관리 기준을 충족하는 조건 아래 음식점과 카페, 제과점 등에 반려동물 출입이 허용된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국민의 4분의 1 수준으로 늘어나며, 반려동물과 함께 일상 공간을 이용하고자 하는 수요가 빠르게 증가한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그동안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음식점에 반려동물과 함께 출입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됐다. 위생 문제 등을 이유로 음식을 조리·취급하는 공간과 동물이 머무는 공간을 명확히 분리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제도화에 앞서 정부는 2023년 4월부터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일부 음식점에서 반려동물 동반 출입을 시범적으로 허용해 왔다. '반려동물 동반 음식점 시범사업'에는 전국 221개소, 322개 매장이 참여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작년 4월 참여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90% 이상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생 관리와 운영 측면에서 큰 문제 없이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식약처는 작년 4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식약처는 "규제 샌드박스 시범사업을 통해 반려동물 출입 음식점의 위생·안전 수준 개선과 업계 및 소비자 만족도 향상 등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했다"며 법제화 추진 배경을 밝혔다.
이날 식약처가 발표한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에 출입할 수 있는 반려동물의 범위는 개와 고양이로 한정된다. 반려동물이 조리장, 식재료 보관창고 등 식품취급시설에 드나들 수 없도록 칸막이, 울타리 등을 설치해야 한다.
손님이 음식점 출입 전에 반려동물이 동반 출입할 수 있는 업소임을 알 수 있도록 영업장 출입구 등에 표시판 또는 안내문을 게시하고, 동물 전용 의자, 케이지, 목줄 걸이 고정장치 등을 구비해야 한다. 반려동물이 보호자를 벗어나 다른 손님·동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접객용 식탁, 통로의 간격도 충분히 유지해야 한다.
이 같은 정책 변화에 발맞춰 외식업계도 점차 반려동물 동반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엠에프지코리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브랜드 매드포갈릭은 스타필드마켓 경산점을 브랜드 공식 지정 애견동반 '위드 펫' 1호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업종 특성상 위생과 안전이 최우선인 레스토랑 브랜드가 반려동물 동반 매장을 공식 도입한 것은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매드포갈릭 스타필드마켓 경산점은 전체 561㎡(약 170평), 126석 규모 매장 가운데 44석을 반려동물 동반 고객을 위한 '펫존(Pet Zone)'으로 구성했다. 일반 고객 구역과 동반 구역을 명확히 분리해 반려인과 비반려인 모두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입장 가능한 반려동물은 광견병 예방접종을 완료한 5㎏ 미만의 반려견과 반려묘로 제한된다. 반려동물은 캐리어나 덮개가 있는 펫모차에 탑승해야 입장이 가능하고, 모든 음식은 위생 커버를 씌워 제공하는 등 관리 기준도 강화했다.
식당보다 상대적으로 위생 부담이 덜한 카페 업계에서는 펫 프렌들리 매장이 보다 활발하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스타벅스는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더북한강R점'과 '구리갈매DT점'을 운영하고 있다. 더북한강R점은 2022년 1월, 구리갈매DT점은 지난 1월 문을 열었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두 곳의 누적 방문객은 지난 8월 기준 200만명을 넘었다.
이디야커피는 자사 커피연구소 '이디야커피랩'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전면 리뉴얼하며 반려동물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펫존'을 새로 조성했다.
앞서 시범사업 과정에서는 털 날림, 알레르기 우려, 안전사고 가능성 등이 지적됐다. 식약처는 "반려동물 동반출입 음식점 영업자는 반려동물 간 충돌, 물림 사고 등을 대비해 식품위생법령에서 정하는 사항 외에도 반려동물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라며 "위생·안전관리 기준을 위반한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 영업자는 시정명령, 최대 영업정지 처분까지도 받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