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디저트 성수기를 맞아 겨울 제철 과일인 딸기가 들어간 디저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베이커리, 카페 업계에서는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딸기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업계와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기도 화성시 장안면 한 농원에서 관계자가 딸기를 수확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딸기 가격은 이달 중순 하락세를 보였지만 월말 들어 다시 상승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딸기의 소매 가격은 29일 기준 100g당 2789원을 기록했다. 월초인 1일(2987원)보다는 낮은 가격이지만 전주 기록한 2409원 대비 15.8% 상승했다. 도매가격은 29일 기준 2㎏당 4만4434원으로 12월 중순 가격인 3만8549원 대비 15.3% 올랐다.

최근 몇 년 사이 딸기는 단순한 제철 과일을 넘어 디저트 업계의 핵심 재료로 자리 잡았다. 신세계푸드 '딸기에 무너진 생크림 케이크', 파리바게뜨 '베리밤' 시리즈, 스타벅스 '딸기 촉촉 초콜릿 생크림 케이크' 등 연말을 맞아 다양한 딸기 케이크가 출시됐다. 지난 23일에는 대전의 유명 빵집인 성심당이 겨울 한정 상품 '딸기시루'의 현장 판매를 실시하자 대전 중앙로역 일대에 대기 행렬이 이어지며 큰 혼잡이 발생하기도 했다.

연말 딸기 디저트 수요 증가에 딸기 가격이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2일 농산물유통정보 서울 지역 거래 동향 조사원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수요 증가로 딸기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했고 케이크 장식용으로 사용되는 중품 가격이 상품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두고 딸기시루가 출시된 지난 23일 대전 중구 성심당 일대에서 케이크를 구매한 고객들이 맛을 보고 있다. /뉴스1

올해 일부 카페, 호텔 업계에서는 딸기 디저트 가격을 인상했다. 설빙은 시즌 메뉴인 '생딸기 설빙'과 '순수요거생딸기 설빙'의 가격을 각각 400원씩 인상했다. 반얀트리는 그라넘 다이닝 라운지의 베리베리베리 디저트 딸기뷔페 성인 1인 요금을 13만5000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판매 가격인 10만5000원 대비 28.6% 인상됐다. 신라호텔은 올해 겨울 딸기 빙수 가격을 지난해보다 4.1% 오른 10만2000원으로 책정했다.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이 비교적 덜한 호텔 업계와 달리 카페, 베이커리 등은 가격을 먼저 올리면 타격이 있다는 반응이다. 베이커리 업계 관계자는 "디저트 가격을 조금만 올려도 소비자 체감이 크다. 가격을 먼저 올리면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당분간 딸기 디저트 가격을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딸기 같은 과일 원물은 산지 상황과 수급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크다"며 "다만 이런 변동을 소비자 판매 가격에 즉각 반영하기보다는 주요 산지를 중심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수요·공급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딸기 디저트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물가 상승에 소비자들 부담이 커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직장인 박모(29)씨는 "동네 개인 카페 딸기 홀케이크 가격이 올라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며 "마트에서 딸기 가격이 비싼 것을 보고 놀랐는데 케이크 가격도 같이 오를지 걱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