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두바이 초콜릿'의 열풍이 사그라든 후 최근 디저트 시장에서 다시 두바이라는 이름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엔 초콜릿이 아니라 '쫀득 쿠키'입니다. 두바이 초콜릿 때와 마찬가지로 SNS(사회관계망 서비스)를 중심으로 유행하면서 일부 매장에선 오픈런(개장 직후 구매)까지 벌어지는 모습입니다.
23일 유통·식품업계에 따르면 두바이 쫀득 쿠키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배달앱 시장 점유율 1위인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앱 내 12월 두바이 쫀득 쿠키 평균 검색량은 지난 10월 평균 검색량 대비 약 17배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두바이 쫀득 쿠키의 줄임말인 '두쫀쿠'의 배민 내 평균 검색량은 약 1500배 급증했습니다.
편의점의 두바이 디저트 제품 판매도 늘었습니다. 편의점 CU 운영사 BGF리테일(282330)에 따르면 10월 15일 출시된 '두바이 쫀득 찹쌀떡'은 지난 21일까지 약 81만개가 팔렸습니다. 같은 기간 '두바이 초코 브라우니'는 약 22만개가 팔렸습니다. 출시한 지 한 달쯤 된 '두바이 쫀득 마카롱'도 같은 기간 약 29만개가 판매됐습니다. 편의점 GS25 운영사 GS리테일(007070)에 따르면 '두바이 쫀득 초코볼'을 포함한 두바이 초콜릿 디저트 매출은 이달 1~21일 기준 올해 1월 대비 약 4배 늘었습니다.
업계에서는 두바이 쫀득 쿠키 인기의 이유가 과거 두바이 초콜릿 유행 때와는 조금 다르다고 봅니다. 두바이 초콜릿의 인기는 한정된 수입 제품과 고가 이미지로 '한 번 먹어보는 경험 소비'에 머물면서 빠르게 식었습니다. 다만 이국적인 이미지를 앞세운 두바이 콘셉트가 소비자 기억 속에 각인되는 효과를 남겼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익숙하면서도 차별화한 디저트 형태가 두바이 열풍을 다시 불러일으켰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쿠키·찹쌀떡·마카롱 등 익숙한 디저트 형태에 쫀득한 식감과 이국적인 콘셉트를 결합한 덕이라는 얘기입니다. 직장인 김연희(29)씨는 "처음엔 SNS에서 보고 호기심에 샀는데 쫀득한 식감을 좋아하는 편이라 먹자마자 반했다"며 "요즘은 퇴근길에 미리 3~4개씩 주문하고 찾아갈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두바이 쫀득 쿠키 제품들은 개인 카페를 넘어 편의점과 배달 플랫폼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습니다. 일례로 배민은 최근 '두바이 간식'이라는 카테고리를 앱에 추가해 두바이 쫀득 쿠키를 판매하는 곳이 어딘지 픽업 지도를 통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두바이 초콜릿 유행 때는 화제성은 컸지만 유통 채널에서 다뤄볼 수 있는 여지가 제한적이었다"며 "이번엔 다양한 형태로 상품화가 가능해 테스트 범위가 넓어졌고, 소비 경험이 재구매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고 했습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두바이 초콜릿은 다소 부담되는 가격에, 제대로 만들기 어렵다는 게 진입 장벽으로 작용해 유행이 금방 끝났다"며 "그때와는 다른 변주된 형태의 디저트가 곳곳에서 나오는 만큼, 한동안은 두바이 쫀득 쿠키의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디저트는 외국 음식 중에서도 소비자들이 비교적 쉽게 도전하는 영역"이라며 "특정 국가의 디저트 콘셉트가 한 번 유행한 뒤에도 형태를 바꿔 다시 유행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