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애슐리는 연 매출 5000억원이라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지금은 숫자보다 더 중요한 본질을 얘기해야 하는 때다."
임희조 이랜드이츠 애슐리 상품마케팅 총괄 실장은 지난 19일 오후 1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애슐린퀸즈 팝업스토어(임시 매장) '하우스 오브 애슐리(House of Ahsley)' 미디어 프리오픈 행사에서 "우리는 그 해답을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는 것에서 찾고자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패밀리레스토랑·뷔페 브랜드 애슐리퀸즈는 내년 3월 정식 개장을 앞둔 성수 매장에서 전시형 팝업 스토어 '하우스 오브 애슐리'를 먼저 공개했다. 이랜드뮤지엄 소장품 전시와 셰프 협업 메뉴를 포함한 대표 식음료(F&B) 체험을 결합한 형태다. 브랜드 세계관과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뷔페 브랜드가 전시형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건 이례적이다. 이는 팝업과 전시, 브랜드 체험이 일상화된 성수 상권을 거점으로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고 애슐리퀸즈 브랜드 이미지를 재정립하고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하우스 오브 애슐리는 내달 25일까지 운영된다. 이랜드이츠 관계자는 "정식 매장을 열기 전에 팝업 형태로 브랜드 세계관과 방향성부터 공개하는 건 처음"이라고 했다.
이번에 선보인 전시는 애슐리 브랜드 세계관을 바탕으로 구성됐다. 할머니 '캐서린'-어머니 '에블린'-딸 '애슐리'로 이어지는 미국 가정집 3대의 이야기를 중심축으로 세대를 거쳐 이어진 문화와 감성을 6개 공간에 나눠 담았다.
가장 먼저 접하는 할머니 캐서린의 공간엔 '퀼트'가 상징적으로 곳곳에 전시돼 있다. 퀼트는 가족과 공동체를 잇는 매개체로, 애슐리퀸즈가 강조해 온 '집밥의 정서'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다. 이곳엔 이랜드뮤지엄이 소장하고 있는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 부부가 백악관에서 사용한 '요요 퀼트' 작품도 전시됐다.
어머니 에블린의 공간에는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배우자 재클린 케네디가 결혼할 때 썼던 웨딩 접시와 드레스 천이 전시돼 있었다. 고전 타자기·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자동차 번호판 컬렉션 등 이랜드뮤지엄이 30년간 수집해 온 미국 문화 아카이브도 공간을 가득 채웠다.
마지막 공간엔 미국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각색한 영화 포스터와 의상 소품이 전시돼 있다. 할머니 캐서린이 딸 애슐리의 이름을 이 영화에서 따왔다는 설정을 반영한 공간이다. 이랜드이츠 관계자는 "정치·문화적 상징성을 지닌 오브제(Object)를 통해 미국 중산층 가정 문화와 애슐리 브랜드 세계관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먹는 콘텐츠도 이번 팝업의 핵심으로 꼽힌다. 현장엔 셰프 협업 메뉴를 시각적으로 풀어낸 '애슐리 테이블(Ashley's Table)' 메뉴 보드가 공개됐다. 오세득 셰프가 협업한 주메뉴 '한우 비프웰링턴 버거'와 '풀드포크 치미창가', 박준우 셰프가 협업한 디저트 메뉴 '스노우 메이베이유' 등이 사진과 함께 소개됐다.
현장에서 웰링턴 버거를 만든 오 셰프는 "비프웰링턴은 서구 국가에서 연말이나 크리스마스 때면 가족끼리 모여 먹는 음식"이라며 "협업(컬래버레이션)은 각자의 메뉴를 하나씩 가져다 놓는 게 아니라, 함께 섞여서 (하나의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 애슐리라는 브랜드 안에서 이걸 어떻게 풀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고 했다.
하우스 오브 애슐리를 기획·감독한 김현정 이랜드이츠 총괄 PM(프로젝트 매니저)은 "팝업에 대한 고객 반응을 바탕으로 메뉴와 연출을 다듬어 향후 매장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