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와인 브랜드 '에스쿠도 로호(Escudo Rojo)'의 출발점은 칠레 땅의 특색, 정체성, 풍미를 진정성 있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 단계에서 에스쿠도 로호와 바롱 필립 드 로칠드(Baron Philippe de Rothschild)의 역할이 더해집니다. 칠레의 정체성에 프랑스의 노하우를 결합하는 것이죠. 힘만 앞세운 블록버스터 스타일이 아니라, 프랑스 최상위급 그랑크뤼(Grand Cru) 와인처럼 세심한 정성을 기울여 우아하고 세련된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고자 합니다."
에스쿠도 로호는 프랑스 보르도의 와인 명가 '바롱 필립 드 로칠드' 그룹이 칠레에서 선보인 브랜드다. 바롱 필립 드 로칠드 칠레 자회사와 에스쿠도 로호 총괄 와인메이커인 곤잘로 카스트로(Gonzalo Castro)는 지난달 20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롯데 애비뉴엘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에스쿠도 로호는 칠레의 정체성에 깊이 뿌리를 두면서도 미식적이고 우아한 와인으로 자리매김해 왔다"라며 "에스쿠도 로호의 DNA에는 칠레 와인 특유의 생동감 있는 과일 풍미, 순도 높은 맛, 강렬한 아로마가 포함돼 있다. 여기에 로칠드 가문의 양조 철학, 우아함·정교함이 결합된 점이 에스쿠도 로호의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에스쿠도 로호는 스페인어로 '붉은 방패라는 뜻이다. 금융 재벌인 로스차일드 가문을 상징한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19세기부터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포도 농장을 인수하며 와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로스차일드라는 성을 프랑스식으로 발음하면 '로칠드'다. 1933년에는 '바롱 필립 드 로칠드' 와이너리를 설립했다.
1988년부터 가문의 와인 사업에 참여한 필리핀 바론 부인은 신세계 와인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겠다는 야심을 품고 1999년 에스쿠도 로호를 선보였다. 보르도에서 축적한 양조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칠레의 잠재력 있는 떼루아를 새롭게 표현하고자 했다. 카스트로 총괄 와인메이커는 "칠레는 탁월한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과 숙련된 인재를 갖춘 나라"라며 "여기에 로칠드 가문의 전문성과 우아한 전통이 더해지면, 에스쿠도 로호는 변화의 흐름을 이끌 수 있는 독보적인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칠레 와인은 세계 와인 시장에서 오랫동안 '합리적인 가격'으로 평가받아 왔다. 하지만 카스트로 총괄 와인메이커는 칠레 와인이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와인들과 경쟁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칠레 와인은 모든 가격대에서 탁월한 품질과 기억에 남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라며 "진정한 장인 정신이 담긴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기대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스쿠도 로호 오리진, 바로네사P 같은 와인을 통해 소비자들은 과도하게 높은 가격대에 접근하지 않고도 칠레 떼루아의 깊이와 복합성, 고급스러운 표현을 경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카스트로 총괄 와인메이커는 "바롱 필립 드 로칠드는 늘 100년, 200년 후를 생각한다"라며 "더 높은 품질로 꾸준히 도약하며 전 세계가 칠레 와인을 바라보는 인식을 새롭게 만드는 데 기여하는게 우리의 비전"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리진 라인의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샤르도네와 카베르네 프랑, 더 나아가 싱글 빈야드 혹은 특정 구획 기반 와인을 통해 칠레의 잠재력을 정교하게 보여주겠다는 목표다.
그는 "칠레와 한국은 탄탄한 무역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한국 소비자들은 이미 연어와 같은 칠레산 제품을 고품질로 인식하고 있다. 칠레 와인 역시 그와 같은 신뢰를 받을 자격이 있다"라며 "칠레는 엄격한 규제, 지속가능성에 대한 확고한 의지, 강력한 환경 보호 기준을 갖추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에스쿠도 로호의 포도밭과 생산 과정은 안전성, 순도, 책임 있는 운영을 보장하기 위해 매우 엄격한 기준을 따른다"라며 "우리의 목표는 표현력이 뛰어나고 지속가능하며, 우아하면서도 언제나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다. 결코 실망시키지 않는 와인을 선보이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