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길거리 간식인 붕어빵이 식품·유통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길거리 노점상 붕어빵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대체제로 냉동 붕어빵 제품을 찾는 덕입니다. 주요 식품사와 편의점은 붕어빵 HMR(가정간편식)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습니다.
10일 식품·유통 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품사들은 올해 겨울철을 겨냥해 붕어빵 HMR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오뚜기(007310)는 전날 '츄러스 미니 붕어빵'을 출시했습니다. 팥앙금을 넣은 정통 붕어빵과 달리 피자치즈·초코 등을 속 재료로 넣은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097950)은 대표 제품 '비비고 붕어빵'의 맛을 차별화하고 있습니다. 단팥·슈크림에 이어 최근엔 말차맛을 출시했습니다. 비비고 붕어빵 출시 초기인 2023년 동절기 대비 지난해 동절기 판매량은 30% 증가했습니다. 풀무원(017810)은 길거리 붕어빵처럼 바삭한 식감을 구현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편의점 업계도 자체 붕어빵 판매에 힘쓰는 분위기입니다. CU의 대표 제품 '붕어꼬리빵' 매출은 올해 11~12월 누적 기준 전년 동기 대비 71.8% 증가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팥가득붕어빵'·'슈가득붕어빵'을 대표 제품으로 판매 중입니다. 올해 누적 기준 세븐일레븐의 붕어빵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붕어빵 HMR 제품은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해 따뜻하게 먹을 수 있고, 가성비도 좋은 편이라 소비자 구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길거리 붕어빵 가격은 '붕플레이션(붕어빵+물가 상승)'이라고 불릴 정도로 최근 2~3년 사이 급상승했습니다. 과거 암묵적 룰(규칙)이었던 3개에 1000원은 이제 옛말이 됐습니다. 일부 지역에선 붕어빵 한 개 가격이 1500원까지 올랐습니다. 3개에 2000원이면 싼 편이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붕어빵의 주재료인 팥·밀가루·설탕 등 가격이 올랐고, 노점 운영을 위한 전기 요금·인건비가 오르면서 노점의 판매 단가 인상이 불가피해진 탓입니다. 농산물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붉은팥(국산, 500g) 의 소매가격은 전날 기준 1만2976원으로 전년 대비 9.83% 올랐습니다. 평년 대비로는 56.47% 상승했습니다. 지난 5년간 밀가루 가격은 평균 34.5%, 설탕 가격은 46.9% 오른 상태입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에어프라이어 보급 확대에 따라 집에서도 손쉽게 조리할 수 있게 되면서 붕어빵 HMR 제품에 대한 소비 장벽이 낮아졌다"고 했습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붕어빵 HMR 제품은 가성비가 좋은 편"이라며 "붕어빵을 비롯한 간식 HMR 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