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8일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인공지능(AI) 기능을 적극 도입하는 등 파트너(외식업주)가 장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시대 흐름에 맞춰 다양한 성장 기회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은 국내 배달시장 점유율 1위 플랫폼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운영사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5 배민 파트너 페스타'에서 '배민 2.0′ 비전에 대해 "(파트너들이) 배민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원과 기술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6회째를 맞은 배민 파트너 페스타는 배민 입점 파트너와 예비 창업자 등 외식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는 행사다. 올해 슬로건은 '우리 가게의 내일을 찾는 항해'로, 급격한 변화가 닥친 외식업계에서도 배민과 파트너는 방향을 잃지 않고 함께 내일을 준비하자는 뜻이 담겼다.
김 대표는 외식업주들을 불렀던 기존의 호칭 '사장님' 대신 '파트너'를 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호칭의 변화는 관계의 변화"라며 "파트너라는 이름엔 함께 성장하겠다는 약속이 담겨 있다"고 했다.
내년 배민이 선보일 비전은 두 가지다. 우선 배민은 가게 운영 전(全) 과정을 자동화·지능화할 계획이다. 주문·배달·마케팅·고객 관리 등 복잡한 운영 요소를 AI와 데이터 분석으로 단순화해 최소한의 설정만으로 가게가 '스스로' 효율적인 방법을 택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김 대표는 "AI 시대는 상상만 했던 것들이 현실이 되는 시대"라며 "배민이 AI 조언자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두 번째 비전은 새로운 성장 기회 발굴이다. 올해 출시한 '한그릇(1인분) 서비스'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최소주문금액을 없애고 1인 소비 문화에 최적화한 한그릇 서비스는 출시 7개월 만에 주문 2000만건을 넘겼다. 이 서비스를 도입한 매장의 주문 건수는 평균 30% 늘었다. 김 대표는 "혼자 먹는 소비가 기본값이 된 만큼, 한그릇 서비스는 시대의 흐름에 맞춘 전략이었다"며 "배민이 먼저 (시대의) 기회를 읽고 파트너가 선점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파트너들이 참여한 패널 토크에서도 AI·성장 전략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김 대표는 "가게 상황을 스스로 파악하고 필요한 개선점을 제안하는 AI 기능도 강화하겠다"며 "광고 단가 조정이나 주문 폭주 시간 관리도 자동화하는 등 외식업계에서 배민이 파트너들의 (챗gpt같은) AI가 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배달 품질과 라이더 배정 문제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김 대표는 "고객-라이더-파트너 세 주체가 실시간으로 맞물리는 구조"라며 "균형을 맞추는 게 쉽지 않지만 빠른 배달 경험과 라이더 안전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모두 지켜내는 건 배민의 책임"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배민은 ▲라이더 수 전년 대비 30% 이상 증대 ▲기상 악화 등 라이더 배정이 어려운 상황엔 배달료 최적화 방식 적용 ▲라이더 전문 교육기관 '배민 라이더 스쿨' 설립 등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오늘(8일) 패널 토크를 통해 들은 현장 목소리는 배민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큰 길잡이가 됐다"며 "배달 생태계는 고객-파트너-라이더 그리고 배민까지 4개 주체가 서로에게 선순환을 만들어줄 때 비로소 건강해진다. 모두가 만족하고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배달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