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규 투다리 체인사업본부 총괄이사는 지난달 19일 조선비즈와 만나 투다리 매장 리뉴얼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투다리는 지난 2021년 새로운 인테리어 모델을 적용한 매장 오픈을 시작으로 2023년부터 구형 점포 리뉴얼 사업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현재 전국 1300개 매장 중 새로운 인테리어 모델은 약 250개 매장에 적용된 상황이다.
투다리는 지난 10월 별세한 창업주 김진학 회장이 1987년 인천 제물포역 인근에서 작은 꼬치구이 점포를 열며 시작된 브랜드다. 본사 명칭은 '이원'이다. 1989년에는 충남 서산에 투다리 전용 공장을 설립해 전국 매장에 동일한 품질의 식자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유통 체계를 마련했다.
이 이사는 약 40년간 유지해온 낡은 주점 이미지를 탈피하고 리뉴얼과 메뉴 확장을 통해 가족들이 함께 올 수 있는 외식 공간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이사는 "투다리가 주점과 음식점 중 어느 범주에 들어가야할지를 고민해왔다"며 "주점으로서의 이미지를 지켜온 세월을 전면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점의 틀을 깨고 더 많은 고객층을 유치해 발전하려고 한다"고 했다.
최근 외식업계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투다리는 메뉴 개발 전담 연구개발(R&D)팀을 운영해 차별화된 메뉴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이 이사는 "해마다 신메뉴를 개발해 우선 본사 1층 매장에서 시범 판매한다. 반응이 좋으면 각 체인점에서 판매한다"며 "한때는 투다리 메뉴가 트렌드를 선도한다고 자부하던 때가 있었다. 그때처럼 독자적인 메뉴로 차별점을 두려고 기준을 잡고 메뉴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공장을 직접 운영해 제품을 자체 생산해 대형마트에 유통하고 배달 사업을 추진하는 등 B2B(기업 간 거래),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개그우먼 이수지를 광고모델로 발탁해 2030세대 고객을 대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홍보에 나섰다. 이 이사는 "이수지가 광고모델이 된 후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 가맹점주들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며 "'이수지 광고를 봤다' '친근한 분위기'라며 투다리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는 평가를 받아 광고 효과를 간접적으로 느끼고 있다"고 자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투다리가 1987년 창업 이후 지금까지 유지해 온 핵심적인 브랜드 철학은 무엇인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상생이다. 점포가 없으면 본사도 없다. 기업에 의해 가맹점이 좌지우지되는 것을 피하고 싶었다. 이제까지 광고 홍보를 하지 않은 것도 그 비용을 아끼고 점포를 한 번 더 돌아보라는 의미였다."
―예비 점주들에게 투다리는 어떤 것을 제공할 수 있나.
"브랜드가 주는 신뢰도가 가장 큰 장점이다. 최근에는 트렌디한 주점이 많아 관련 업종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 다만 그런 점포들을 5년, 10년 이상 운영할 수 있냐고 물으면 쉽지 않다는 답이 돌아올 것이다. 투다리는 점포 평균 운영 기간이 다른 프랜차이즈보다 길다. 매장을 오래 운영하고 싶다면 투다리 만한 곳이 없다고 자부한다. 1, 2년만 장사하고 권리금을 통해 이익을 취하는 것도 틀린 방식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투다리와는 맞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광고홍보를 하지 않다가 창업주인 김진학 회장이 별세한 뒤 홍보에 나서면서 일각에서는 매각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오히려 반대다. 창업주가 40년 동안 유지해온 기업 가치, 브랜드 철학을 이후에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광고 홍보를 시작했다. 매각 등에 대한 고려는 전혀 하고 있지 않다."
―외식프랜차이즈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투다리만의 차별화 요소가 있다면.
"여러 메뉴를 다룬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한식, 일식, 중식 스타일 안주가 다양하게 있고 마른 안주도 있다. 여러 사람이 일행으로 방문해도 먹고 싶은 메뉴가 하나씩은 있을 만한 구성이다."
―제조 공장을 직접 운영하는데 어떤 이점이 있는가.
"공장에서 직접 제조해 유통까지 하기 때문에 작은 매장에서도 50개 메뉴를 판매할 수 있다. 이틀마다 각 매장에 직접 배달하기 때문에 재고 관리도 편하고 원팩으로 포장해 제공하기 때문에 조리하기도 쉽다. 또한 다른 기업에 납품하는 등 B2B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도 수월하다."
―배달 관련 사업 계획도 있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투다리도 큰 타격을 입었다. 살아남기 위해 그때 배달 사업을 처음 도입했고, 오피스 상권에 있는 매장에서는 점심 장사를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현재는 배달 사업이 일부 성공을 거둬 내년과 내후년에는 대대적인 배달 사업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체 메뉴를 다 배달하지는 않고 배달 특화 메뉴를 선정할 예정이다. 기존 야식집, 치킨집에서 배달하기 어려운 메뉴들을 선정해 차별성을 주려고 한다."
―중국, 태국 등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다른 나라로의 진출 계획은.
"캐나다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어 3년 내로 밴쿠버에 6개 매장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밴쿠버에서 마일스톤을 달성하면 토론토로 우선 진출하고 이후 미국 진출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해외 현지에서 식자재를 생산해 시판 사업을 확장하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출장을 통해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는 제품들을 파악해 투다리 제품을 더 많이 해외 시장에 선보이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다."
―소비자들에게 투다리가 어떤 브랜드로 기억되길 바라는가.
"투다리를 찾아주는 고객들한테 어떤 점이 좋은지 물어보면 꾸미지 않고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허물없는 공간이라는 답을 많이 해주신다. 그런 공간이 주는 메시지를 유지하고 싶다. 신규 인테리어를 적용한 매장들도 인테리어 톤이 많이 밝아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투다리가 레스토랑이 되지는 않는다. 메뉴 가격대도 최대한 유지해 편안한 공간이라는 이미지를 유지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