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로스만스(이하 BAT)의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glo)'가 33개국에서 10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대표 모델 '글로 하이퍼(glo™ HYPER)' 디자인을 이끈 이주석 BAT 수석 디자인 리드가 주목받고 있다.

이주석 BAT 수석 디자인 리드(Principal Design Lead). /BAT로스만스 제공

이주석 리드는 삼성디자인학교를 졸업한 뒤 삼성전자(005930) 서울 디지털전략팀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독일 뮌헨에 위치한 디자인 스튜디오 '플렉스 헥 스튜디오(Felix Heck Studio)'를 거쳐 삼성전자 런던 디자인센터에서 선행 콘셉트 디자인을 주도했다. 2020년부터는 영국 런던에 위치한 BAT 글로벌 디자인팀에 합류해 한국적 감성과 글로벌 디자인 언어를 융합한 제품 경험을 이끌고 있다.

이 리드는 한국 디자이너의 강점을 '조율의 미학'으로 정의한다. 한국 디자이너들은 큰 그림과 세밀한 디테일, 두 영역을 유연하게 넘나들며 균형 잡힌 디자인의 접근을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 '케이(K)디자인'의 명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는 "한국 디자이너들은 뛰어난 심미적 감각을 바탕으로 유럽의 감성적인 디자인, 일본의 미니멀리즘, 미국의 산업적 디자인 언어를 깊이 이해하고 그 사이를 자연스럽게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가 글로 하이퍼 개발 과정에서 가장 우선시한 것은 '사용 경험'이다. 특히 스탠더드·부스트 모드를 직관적으로 전환하는 물리 다이얼 '테이스트셀렉(TasteSelect™)'을 핵심 장치로 꼽았다.

그는 회전 촉감과 조작감을 구현하기 위해 0.1㎜ 단위로 다이얼 톱니 간격을 세밀하게 다듬었다. 이 리드는 "다이얼은 단순 조작 버튼이 아니라 사용자와 제품이 감각적으로 교감하는 매개체"라고 전했다.

글로의 프리미엄 라인 '글로 하이퍼 프로(glo™ HYPER pro)'는 이러한 디자인 철학을 인정받아 올해 '2025 iF 디자인 어워드' 제품 디자인 부문 본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도 '유러피안 제품 디자인 어워드(EPDA)' 소비자 가전 부문에서 수상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AT의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는 2016년 일본 출시를 시작으로 2017년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며 BAT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기준 33개국에서 10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 리드의 궁극적인 목표는 '제품 그 이상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그가 차세대 디자인에서 주목하는 키워드는 새로운 CMF(Color∙컬러, Material∙소재, Finish∙마감) 경험이다. 그는 메탈 대체 소재나 패브릭, 투명한 재질 등 기존 전자제품에서 보기 힘들었던 소재들이 도입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