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가 서울 성수동에 새로 선보인 1호 플래그십스토어 전경. /이마트24 제공

편의점 이마트24가 서울에서 가장 '힙(유행에 밝다는 뜻)'한 지역으로 꼽히는 성수동에 플래그십 스토어 '트렌드랩 성수점'으로 둥지를 틀었다. 트렌드랩 성수점은 이마트24의 방향성을 담은 공간이다. 이마트24는 트렌디함을 무기로 편의점 업계에서의 성장을 노리고 있다.

27일 공개된 트렌드랩 성수점은 10~30대의 라이프스타일을 적극 반영한 작은 문화공간이었다. 기존 편의점 모델을 넘어 젠지(GenZ·1997년 이후 출생자) 세대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모든 것을 구비해두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플래그십스토어 개장을 하면서 이마트24의 새 슬로건도 공개했다. 새 슬로건은 '올 데이 하이라이트(All day highlight)'로 "일상 속 모든 순간을 더욱 빛나게 한다"는 뜻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10~30대 소비자의 일상을 빛나게 하는 상품을 가장 먼저 선보이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매장은 4개 공간으로 구획됐다. 그때그때 인기가 좋은 브랜드로 꾸린 브랜드팝업존이 입구에 가장 가까이 붙어있었다. 이번엔 10~20대가 선호하는 뷰티브랜드 '어뮤즈'의 산리오 캐릭터가 들어간 베베틴트·세라믹쿠션 등으로 꾸렸다. 패션 플랫폼 'W컨셉'의 프론트로우 의류 및 겨울 시즌 패션용품으로도 채웠다. 이마트24 관계자는 "3개월마다 인기 있는 상품으로 구비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마트24가 성수동에 새로 선보인 1호 플래그십스토어의 공간 일부 전경. 10대~30대 게임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트릭컬 리바이브'의 단독 굿즈가 진열돼있다./연지연 기자

이벤트존은 이마트24 MD들의 실험적인 트렌드 상품을 만날 볼 수 있는 곳이다. 시대 흐름에 맞는 상품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자 이마트24는 '트렌드연구소'를 신설했는데, 그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구획이다. 이번엔 10~30대 게임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트릭컬 리바이브'의 단독 굿즈 18종을 선보였다. 단독 굿즈 18종은 이마트24 앱에서 오는 28일부터 예약구매를 시작해 이후 전국 매장에서 픽업할 수 있다. 트렌드랩 성수에서는 굿즈를 직접 살펴보고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스타상품존은 공들여 개발한 히트 상품들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마트24가 최근 선보인 '서울대빵' 시리즈와 조선호텔 손종원 셰프를 비롯 최현석, 여경래, 오스틴강 등 스타셰프와의 협업 상품과 매월 출시되는 상품을 이곳에서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다.

가성비 좋은 카페 공간도 만들었다. 즉석커피와 과일 리얼스무디, 베이커리를 즐길 수 있다.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말차라떼 등의 가격이 3000원 이하로 책정됐다. 그밖에 성수역 주변 '콜키지 프리' 맛집에서 바로 마실 수 있도록 와인 등 주류도 다채롭게 구성했다.

이마트24는 트렌드랩 성수점에서 2026년 한 해 동안 총 600종의 차별화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신세계푸드, 신세계L&B, 조선호텔 등 신세계그룹 관계사와 협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이번 플래그십스토어 개장을 시작으로 내년에 케이(K)컬처, 디저트 등 콘셉트를 확실히 한 점포 네 곳을 더 만들 생각"이라고 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마트24가 상품 경쟁력 강화로 점포 매출을 올리고 편의점 업계 3위 자리를 탈환하는 변화를 만들 수 있을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국내 편의점 점포 수를 중심으로 편의점 업계 1·2위는 CU(1만7762개)와 GS25(1만7390개)다. 3위는 세븐일레븐(1만3130개), 4위는 이마트24(6598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규 출점이 어려워진 상황이라 기존 점주가 재계약을 하지 않고 편의점 브랜드를 갈아타면서 생기는 시장 변화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런 분위기에서 이마트24의 방향은 맞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 실질적인 변화가 뒤따르는지 점검해 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