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한국파파존스가 조용히 선전하고 있습니다. 가맹점 수는 경쟁 업체에 비해 적지만, 면적 대비 효율(평당 매출)은 주요 경쟁사보다 높아 내실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경쟁사 대비 많은 평당 매출을 기록했다는 것은 무리한 확장을 자제하고 효율적인 구조를 만들어 냈다는 뜻입니다.
20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 거래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파파존스 가맹점사업자의 평당 평균 매출액은 2915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도미노피자는 2536만원이었습니다. 피자헛은 지난해 자료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2023년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파파존스 2868만원, 도미노피자 2596만원, 피자헛 1620만원이었습니다.
외형만 놓고 보면 파파존스는 경쟁사에 비해 작습니다. 파파존스의 지난해 매출은 717억원, 영업이익은 35억원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도미노피자는 매출 2012억원, 영업이익 70억원, 한국피자헛은 매출 831억원, 영업손실 2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장 수 역시 비슷한 흐름입니다. 작년 말 기준 파파존스는 262개, 도미노피자는 484개입니다. 2023년 기준으로는 파파존스 239개, 도미노피자 369개, 피자헛 297개였습니다. 이처럼 외형 격차가 뚜렷한 가운데 파파존스가 평당 매출에서 업계 최상위권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브랜드의 운영 구조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설계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꼽힙니다.
국내 프랜차이즈 피자 시장은 코로나19 특수 이후 성장세가 꺾이며 출점과 매출이 모두 정체된 상황입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 프랜차이즈 피자 시장 규모는 2019년 이후 약 1조원 수준으로 정체돼 있습니다. 배달 플랫폼 수수료와 원재료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서 대부분 브랜드가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속되는 고물가, 외식 트렌드 변화 역시 성장 정체의 주된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식품 제조 업계가 경쟁적으로 저렴한 냉동 피자를 선보이고 있어 피자 프랜차이즈가 설 자리는 점차 좁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피자 프랜차이즈 업계는 최근 메뉴 다각화와 차별화를 위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도미노피자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가성비 메뉴인 '1인용 피자'를 작년부터 잇따라 출시하고 있습니다. 피자헛은 '더블 쉬림프 크런치' 피자 등 프리미엄 메뉴 라인업을 늘리고 있습니다. 파파존스는 72시간 저온 숙성 도우, 미국 레프리노 자연 치즈 등 재료 중심 제품 전략을 유지해 왔습니다.
특히 파파존스는 대형 홀을 갖춘 매장이 많은 경쟁사와 달리 소형·중형 매장 비중이 높습니다. 배달·포장 중심의 운영 모델에 최적화된 구조입니다. 같은 매출을 내더라도 필요한 매장 면적이 작으면 고정비 부담이 줄어 효율성이 높아지는 구조가 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외형 확장보다 점포당 매출·면적 대비 효율 같은 내실 지표가 더 중요하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라며 "장기간 이어진 할인 경쟁의 피로감도 커지면서, 신규 고객 확보보다 기존 점포 수익성을 지키는 전략이 프랜차이즈 운영의 핵심이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파파존스는 지난해 말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1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습니다. 가맹계약 10년 경과 매장에 리모델링을 요구하며,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계약 종료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안내한 점이 문제가 됐습니다. 또한 손 세정제·주방세제 등 15종을 필수품목으로 지정하고, 가맹점주에게 본사를 통한 구매를 강제한 행위도 함께 지적됐습니다. 현재는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도 진행 중입니다.
업계에서는 "점주와의 신뢰 회복, 비용 구조 안정화, 신규 고객 확보 등은 파파존스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합니다. 내실을 다지는 전략이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정체된 피자 시장 속에서 파파존스가 '작지만 효율적인 브랜드'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