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디카페인 음료 표시 기준 강화를 추진하자 커피업계가 환영하고 있다. 디카페인 음료란 카페인을 일정 수준 이하로 낮춘 제품을 뜻한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와 컵커피(RTD), 스틱커피 제조사는 디카페인 수요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소 모호했던 표시 기준이 강화되면 소비자 혼돈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내년 3월까지 디카페인 표시 기준을 개정한다. 식약처는 현행 '카페인 90% 이상 제거' 기준을 '잔류 카페인 0.1% 이하'로 명확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EU 99%, 미국 97%)에 맞추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해당 규제가 판매자 입장에서는 당장 부담일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소비자 신뢰도를 높여 디카페인 시장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최근 디카페인 음료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정확히 어느 정도 카페인이 남아있는지에 대한 기준은 불분명했다"며 "표시 기준 개정으로 신뢰도가 높아지면 소비자 선택지도 넓어지고 수요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디카페인 음료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올해 1~10월 판매된 디카페인 커피가 총 3650만잔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량인 3270만잔을 넘긴 것이다. 2022년 2020만잔, 2023년 2100만잔에 이어 2024년에는 3270만잔으로 판매량이 늘었다. 가장 많이 판매되는 아메리카노의 경우, 8잔 중 1잔이 디카페인이었다. 투썸플레이스도 올해 디카페인 커피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고 밝혔다.
디카페인 컵커피, 스틱커피 등의 판매량도 늘었다. 매일유업은 바리스타룰스 디카페인 에스프레소 라떼가 최근 리뉴얼 출시 이후 월평균 판매량이 84% 증가했다고 전했다. 스틱커피 대표 기업인 동서식품은 올해 디카페인 부문 매출 40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2022~2023년에는 모두 300억원 수준이었다. 대표 브랜드 카누의 전체 매출 중 디카페인 비중은 지난해 6.8%에서 올해 8%로 상승했다. 동서식품은 현재 판매 중인 모든 스틱커피, 캡슐커피 품목에서 디카페인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디카페인 커피는 특유의 맛이 단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 기술 발전으로 일반 원두를 사용한 커피와 맛 차이가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디야커피는 2023년 1월부터 디카페인 원두를 전국 매장에 도입했다. 에스프레소 기반 메뉴부터 콜드브루까지 전 커피 제품을 디카페인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디카페인 커피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커피 맛이다. 일반 커피 맛과 최대한 차이를 줄여 판매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건강 중심 소비에 맞춘 제품을 지속해서 개발하겠다"고 했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해 8월 디카페인 콜드브루, 디카페인 오틀리 콜드브루, 올해 8월 디카페인 콜드브루 라떼, 디카페인 콜드브루 크림 라떼 등을 출시하는 등 제품군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디카페인 선호 흐름에 맞춰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최근 디카페인 인기가 많아지면서 카페인 프리 음료를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며 "올해 봄에도 '유자&오렌지 에너지 피지오', '체리&자두 에너지 피지오' 등 프로모션 음료를 선보인 바 있다"고 했다.
다만 일반 커피 대비 높은 가격은 풀어야 할 과제다. 일반 원두보다 한 차례 더 카페인 제거 공정을 거쳐 원가가 높다. 일례로 스타벅스는 일반 아메리카노보다 디카페인 아메리카노의 가격이 6.4% 비싸고, 투썸플레이스는 10.6% 비싸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이 겹치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환율이 오르면 원화 가치가 떨어져 더 비싼 값에 원두를 수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