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불면서 식품업계가 호빵 마케팅에 한창입니다. SPC삼립(005610)은 국내 호빵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꼽힙니다. 내수 성장 둔화 속에서 케이(K)푸드 인기가 높아지자, SPC삼립을 비롯한 주요 호빵 생산 기업들은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산빵 시장에서 SPC삼립의 점유율은 70%에 달합니다. 대표 제품 '삼립호빵'의 점유율도 비슷하다는 전언입니다. 1971년 출시된 삼립호빵의 누적 판매량은 약 68억개입니다. 연 매출은 1000억원 규모입니다. SPC삼립은 지난달 28일 매콤김치·말차라떼·간장찜닭 등 14종에 달하는 호빵 신제품을 선보였습니다.
호빵 후발주자인 롯데웰푸드(280360)와 오뚜기(007310)는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국내 양산빵 시장 점유율 2위인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tvN드라마 '정년이'와 손잡고 낸 호빵에 이어 올해도 동사 드라마 '태풍상사'의 IP(지식재산권)와 협업한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입니다.
오뚜기는 실온 보관에 따라 기존 시중 호빵의 소비기한이 짧았던 점을 개선해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냉동 호빵 '발효증숙 단팥·야채호빵'을 지난 9월 출시했습니다. 이 제품은 출시 두 달 만에 약 4만개가 팔렸습니다.
롯데웰푸드와 오뚜기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아직 절대 강자가 없는 해외에서 성장 모멘텀을 찾아보겠다는 것입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한 K드라마·K팝 등 콘텐츠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IP 협업 제품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아직까진 대규모로 수출하고 있진 않지만, 미국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해외 시장 반응에 따라 수출 규모 확대 여부도 검토 중"이라고 했습니다.
오뚜기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호빵 제품을 수출할 단계는 아니지만, 글로벌 전략 중 하나가 'K길거리 간식 수출'"이라며 "겨울 간식 중 하나인 붕어빵과 호빵 등 일부 제품군의 수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SPC삼립도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삼립호빵은 미국·캐나다·호주 등 22개국에 수출되고 있습니다. SPC그룹 관계자는 "2024년부터 삼립호빵·생크림빵 등의 수출을 본격적으로 확대했다"고 했습니다. 삼립호빵은 캐나다의 아시아 식품 체인점 'T&T' 40개 매장에 입점했습니다. 일본·싱가포르 등에서도 현지 유통 파트너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식품업계는 호빵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라고 평가합니다. 국가별 소비 패턴이 다르고 해외에서는 딤섬·스팀번·만두류 등과 경쟁해야 하는 탓입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한국의 빵·디저트류 수출액은 4억400만달러(한화 약 5930억원)로 전년 대비 8% 증가했습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SPC가 절대 강자 지위가 굳혀진 지 오래지만, 해외는 현지화·물류·브랜딩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