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잦은 기후 변화로 양상추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롯데리아가 햄버거에 양배추를 혼용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롯데리아를 비롯한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양상추, 토마토 등 날씨, 기온에 취약한 채소 수급 차질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리아는 일부 매장에서 판매하는 햄버거에 양상추와 양배추를 혼합해서 제공하고 있다. 산지 이상기후로 인해 양상추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날 조선비즈가 찾은 서울 강남구 롯데리아 서울 선릉점에는 키오스크, 카운터 등 매장 곳곳에 양상추 수급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실제 주문한 햄버거(김치 불고기 버거)에는 잘게 썰린 양상추와 양배추가 함께 들어가 있었다.
본사 직영점 대부분은 양상추와 양배추를 혼용 중이다. 가맹점의 경우 마트 등 소매점에서 양상추를 개인적으로 구매해 조달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본사 측은 혼용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맥도날드, 버거킹, 맘스터치, 노브랜드버거, 쉐이크쉑 등 다른 햄버거 업체는 아직 양상추 수급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수급 불안정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대응책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한 버거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올여름 폭염, 늦은 폭우에 이어 갑작스러운 한파에 따른 냉해로 국내 양상추 수급이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며 "양상추는 수입으로 대체가 가능한 채소지만, 수입마저도 물량 확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가 양상추를 비롯한 채소 수급난을 겪은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에는 이상 한파, 2022년에는 폭염, 폭우, 태풍 여파로 양상추 수급에 차질이 생겼다. 지난해 10월에는 긴 폭염 여파로 양상추와 토마토 수급 대란이 동시에 벌어졌다.
당시 맥도날드는 일시적으로 햄버거에서 토마토를 아예 빼는 대신 무료 음료 쿠폰을 제공했다. 써브웨이는 샌드위치와 샐러드에 들어가는 토마토 수량을 제한했고, 뚜레쥬르는 가맹점에 공급하는 토마토 단가와 물량을 조정했다.
올해 들어 양상추 가격은 변동성을 키우면서 계속 상승하는 추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도매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1월 중순 기준 전국 도매시장의 양상추(고품) 가격은 ㎏당 8149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 평년과 비교하면 233% 상승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