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 업계 최초로 국내 증시에 입성한 한울앤제주(276730)(제주맥주)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효과에 힘입어 수익성 회복에 나설지 주목된다. 제주맥주는 젠슨 황 CEO,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이 최근 '치맥(치킨+맥주) 회동' 때 마신 생맥주로 화제가 됐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주맥주는 최근 황 CEO와 총수들의 회동을 활용해 제품 홍보에 나섰다. 황 CEO가 브랜드 잔을 들고 있는 사진을 공식 소셜 미디어에 게재하고, '인공지능(AI) 깐부가 선택한 맥주' '젠슨 황이 놀란 건 AI가 아닌 ALE(에일)' '그래픽 카드보다 짜릿한 탄산감' 등 키워드를 적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매장에서 제주맥주 생맥주로 건배하는 모습. 사진은 제주맥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제주맥주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앞서 황 CEO와 총수들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 모여 치맥을 즐겼다. 당시 이재용 회장이 처음 주문했던 생맥주가 제주맥주의 '제주위트에일'이다. 세 사람은 제주위트에일 전용잔을 부딪히며 건배하고, 맥주를 들이켜는 모습을 보여줬다.

몇 년째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만큼, 회사 측은 제주맥주가 깐부치킨 등 프랜차이즈 브랜드처럼 특수를 누리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깐부치킨은 황 CEO 방문 이후 관심과 문의가 폭주하면서 신규 가맹 상담을 중단하는 한편, 황 CEO와 총수들이 먹은 음식을 'AI 깐부'라는 공식 세트 메뉴로 출시했다.

제주맥주는 지난 2021년 5월 수제맥주 제조사 중 처음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후 영업손실이 계속되며 주인이 두 번이나 바뀌었다. 2023년 자동차 수리업체 더블에이치엠에 이어 지난해 반도체 장비사 한울반도체가 지분을 인수하며 최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제주맥주의 연간 영업손실 규모는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지만, 여전히 적자는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 연간 적자는 약 48억원이다. 2022년(116억원), 2023년(104억원) 순차적으로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적자는 약 20억원으로 3분기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이번 젠슨 황 효과가 향후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주가는 연일 급등하고 있다. 지난달 말 1800원대에 머물렀던 주가는 전날 약 25% 상승한 2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282억원에서 352억원으로 70억원 증가했다. 거래대금은 1억원 수준에서 지난 11일 약 11억원까지 증가하기도 했다.

제주맥주는 주력 사업이던 수제맥주 생산뿐 아니라 신사업 투자 등으로 수익성 회복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뚜렷한 성과는 없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과 올해 초 냉동 김밥 판매업체인 올곧 지분 일부를 인수했다. 이후 4월에는 벤처투자사 KIB 벤처스, 9월에는 자회사를 통해 부동산투자회사 스타에스엠리츠 지분도 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