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업체 현대그린푸드(453340)가 케어푸드(돌봄식) 브랜드 '그리팅'에 힘을 주는 방식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그리팅은 '위대한(Great)'과 '먹거리(Eating)'의 합성어로 건강 관리를 위한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다. 단백질, 저당, 저칼로리 등 건강 목표별 맞춤 식단뿐만 아니라, 암, 당뇨 등 특정 질환을 위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 메디푸드도 제공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단행한 '2026 그룹 정기 인사'와 함께 정기 조직개편을 실시하면서 그리팅사업부를 그리팅사업본부로 격상했다. 케어푸드를 포함한 그리팅 사업부에 힘을 실어보겠다는 의지를 표한 것이다.
이에 따라 대표이사 산하 조직은 기존에 있던 상품본부와 유통외식본부, 푸드서비스사업본부 등 3개 본부에 그리팅사업본부가 더해졌다. 이전까지 그리팅사업부는 단체 급식을 하는 푸드서비스사업본부에 포함돼 있었다.
현대그린푸드가 그리팅 브랜드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인구구조가 급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는 데다가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령을 가리지 않고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기도 하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메디푸드를 환자식이라고만 한정하면 시장이 작지만, 건강에 관심이 많은, 건강관리를 선제적으로 하고 싶은 소비층을 흡수하면 시장이 크다"고 했다.
급식 사업 부문에선 더 이상 성장을 이루기 어렵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단체 급식시장은 한화그룹의 아워홈, 삼성그룹의 삼성웰스토리, CJ그룹의 CJ프레시웨이,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그린푸드 4개사가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현대그린푸드는 범현대가 그룹 물량에 대한 지속성 부분에 대비해 나가야 하는 입장이다. 2020년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현대그린푸드는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에서 4400억원을 수주했다. 그 당시 푸드서비스 부문 매출이 63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해 계산해 보면 범현대가 비중이 69% 수준이다.
현대그린푸드는 그리팅 사업 안착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선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월엔 시니어를 대상으로 제공했던 그리팅의 간편식 완제품 구독 서비스를 중단했다. 국과 탕, 찌개와 반찬이 모두 포함된 한상차림 형태의 구독 서비스 수요가 많지 않은 것으로 집계된 데 따른 것이다. 시니어 가구는 청장년 1인 가구나 맞벌이 가구와는 달리 직접 식사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신 단품 제품을 곁들이는 경우는 많다고 판단해서 이 부분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업 간 거래(B2B) 부문은 더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현대그린푸드는 케어푸드를 요양병원과 양로원, 복지관 등에 납품하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현대그린푸드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니어 시장에 발을 걸쳐두지 않은 식품사가 드물어서다. 매일유업과 hy는 단백질 강화 음료나 유산균 음료를 활용해 시니어 시장을 노리고 있다. 종합 식품사 오뚜기도 지난해 B2B 신사업으로 메디푸드 스타트업 '잇마플'에 지분 투자를 하면서 사업 기회를 노리고 있다. 다만 투자나 상품 개발, 사업 조직 등을 두루 살폈을 때 현대그린푸드가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대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대그린푸드가 사업본부를 만들었다는 건 앞으로 성장세를 충분히 숫자로도 구현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역할을 할 때가 됐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했다는 뜻"이라며 "현대그린푸드가 이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의미"라고 했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그리팅은 2020년 이후 회사의 핵심 성장동력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라며 "사업본부 신설을 계기로 사업 확장은 물론, 국내 케어푸드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 나가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