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북 경주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CJ올리브영의 'K뷰티 패키지'가 각 회원국 정상에게 공식 선물로 제공됐다. 이 패키지는 스킨케어, 메이크업, 퍼스널 케어 등 17종으로 구성됐다. /CJ올리브영 제공

최근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한국 뷰티산업이 한 단계 더 진화한 모습으로 주목받았습니다. 기존의 케이(K)뷰티를 넘어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빅데이터 등을 결합한 'K뷰티테크'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올랐습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뷰티테크는 기술을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세대 산업입니다. 단순한 화장품 제조를 넘어 데이터 기반 피부 진단, 스마트 뷰티기기, AI 추천 서비스 등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뷰티 시장이 마케팅 중심 경쟁으로 치우치면서 성장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APEC에서 글로벌 VVIP를 대상으로 K뷰티테크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선보이면서 K뷰티의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정상회의 기간 마련된 K뷰티관에서는 각국의 주요 인사들이 한국의 첨단 뷰티 기술을 체험했습니다. 특히 AI 기반 퍼스널컬러 진단 체험 부스가 큰 인기를 끌었다는 후문입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 공간에서 AI 진단을 통해 '봄웜 브라이트' 피부 톤으로 판정받고, 이에 어울리는 K뷰티 브랜드 제품을 선물로 받아 화제가 됐습니다. 봄웜 브라이트 피부 톤은 따뜻하고 고채도의 밝은 색상이 어울리는 유형입니다.

이 공간은 스타트업 '작당모의'가 운영했습니다. 작당모의는 '잼페이스'라는 애플리케이션(앱) 플랫폼을 통해 AI와 AR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화장품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입니다. 누적 투자 유치액은 약 110억원 규모로, K뷰티테크 분야의 차세대 주자 중 하나로 꼽힙니다.

APEC 참석 각국 정상 배우자들에게 선물로 증정된 에이피알의 '부스터 프로 일월오봉도 에디션'. /에이피알 제공

홈뷰티 디바이스 분야에서도 K뷰티테크의 경쟁력이 두드러졌습니다. 에이피알(278470)은 APEC 행사에서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 뷰티 디바이스를 선보이며 주목받았습니다. 미세전류와 초음파 기술을 활용해 피부 탄력과 흡수력을 개선하는 이 기기는 해외 참가자들의 체험 문의가 이어졌다고 합니다.

에이피알은 각국 정상 배우자들에게 '부스터 프로 일월오봉도 에디션'을 선물했습니다. 이 제품은 APEC 협찬을 위해 국립중앙박물관과 협업해 제작한 한정판입니다. 한국 전통의 미를 담은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본체에는 조선시대 왕실과 태평성대를 상징하는 일월오봉도 문양을 자개 장식 풍으로 새겼으며, 전면 LCD에는 경주의 상징인 '얼굴무늬 수막새'를 적용해 개최지의 의미를 더했습니다.

부스터 프로는 초음파, 발광다이오드(LED), 미세전류 등 첨단 기술을 결합해 피부 탄력과 주름 개선, 화장품 흡수율 증가에 도움을 주는 홈케어 디바이스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에이피알이 보여준 기술력과 디자인은 K뷰티가 단순한 화장품 산업을 넘어 '테크 뷰티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LG생활건강(051900)이 최근 LG전자로부터 뷰티테크 브랜드 LG프라엘을 인수한 결정도 이 같은 흐름을 탄 것으로 해석됩니다. 기술을 중심으로 한 개인 맞춤형 뷰티 시장이 개화하면서, 대기업들도 뷰티테크 시장에 진입하는 모습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AI와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으로 뷰티산업의 중심이 제조에서 기술로 옮겨가고 있다"며 "K뷰티테크는 전통적인 K뷰티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K뷰티에서 K뷰티테크로. 기술이 한국 뷰티의 새로운 미래를 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