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2019~2024년) 의식주 물가가 전체 소비자물가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실제 물가와 체감물가 간 괴리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 16일 발표한 '민생 물가 상승 요인 분석 및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주거와 식생활, 의류를 합친 의식주 물가는 연평균 4.6% 상승하며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연평균 2.8%)보다 1.8%p 높았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뉴스1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이 물가 안정을 위해 유통·식품사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식료품 물가 상승이 시작된 시점은 2023년 초인데, 왜 이때부터 오르기 시작했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가져야 한다"며 "정부가 통제 역량을 상실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CJ제일제당 사업본부장 박모씨와 삼양사 사업본부장 이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CJ제일제당(097950), 삼양사(145990), 대한제당(001790) 등 3개사를 담합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검찰은 지난 9월 가격 담합 의혹이 제기된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3곳을 압수수색 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은 국내 설탕 시장의 90% 이상을 과점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설탕 가격을 담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담합 규모는 조 단위로 추산한다. 제당 3사는 2007년에도 담합 행위 문제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적이 있다. 당시 과징금은 CJ제일제당 227억원, 삼양사 180억원, 대한제당 103억원이었다.

공정위는 최근 주요 제분사 7곳에 대한 현장조사도 했다. 대한제분(001130)·CJ제일제당·사조동아원(008040)·대선제분·삼양사·삼화제분·한탑 등이 대상이었다. 국내 밀가루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상위 기업들이다. 공정위에서는 업체들이 출고가와 공급량을 사전 조율하는 방식으로 시장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렸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이 6개월 연속 4%대를 기록하는 가운데 빵 가격 상승률만 6.5%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담합과 관련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의 발언도 세지고 있다.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한 주 위원장은 "원재료 가격을 결정하는 데 담합 등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처리 중인 사건은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했다.

유통사도 비슷한 상황이다. 공정위는 지난 15일 대형마트의 표시광고법 위반 의혹에 대한 현장조사를 했다. 정부의 농축산물 할인 지원 사업 직전에 대형마트가 가격을 올려 지원금을 가로챘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주 위원장은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법 위반 행위가 발견되면 엄하게 (제재할 것)"이라고 했다.

국세청 조사도 진행되고 있다. 급식사 아워홈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번 세무조사는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특별 세무조사다. 특별 세무조사는 비자금이나 탈세 등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

일단은 아워홈이 한화그룹에 편입되기 이전에 있었던 문제로 세무조사가 실시됐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의 배임 문제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시각이다. 다만 이 문제가 아워홈 인수 과정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화그룹이 아워홈을 인수할 수 있었던 것은 고(故) 구자학 명예회장의 남매들간 경영권 분쟁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유통·식품사들은 정부의 과도한 가격 통제가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국내외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가운데 회사마다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담합을 하기가 어려운 시대라는 것이다. 한 식품사 관계자는 "성실하게 현장 조사에 임하고 있다. 다만 요즘은 함부로 가격 담합을 할 수 있는 시대는 아니다. 한국식품산업협회 차원에서 관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