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웰푸드(280360)가 예전과는 다른 모습의 경영 활동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늘 하던 대로, 큰 변화 없이, 보수적으로 경영하던 과거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고 다양한 방식의 마케팅도 펼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좋은 성과를 낸 제품이 바로 출시 40주년을 맞은 칸쵸입니다.

한 소비자가 자신의 딸 이름인 '연서'가 적힌 칸쵸를 찾아 SNS에 공유한 사진./독자 제공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칸쵸의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배가량 증가했습니다. 과자 낱개에 이름을 무작위로 새겨 넣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찾는 '이름을 찾아라' 이벤트를 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칸쵸 과자 낱개에 총 504개의 이름이 새겨져 있고 여기서 자기 이름을 찾는 숏폼(짧은 길이의 영상)이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올라오면서 입소문을 탄 것입니다.

편의점 3사(GS25·CU·세븐일레븐)에 따르면 GS25와 CU의 일평균 칸초 판매량은 대략 전년 대비 3배, 세븐일레븐은 1.5배 증가했습니다. 롯데웰푸드도 평소보다 빠르게 재고가 소진되면서 생산라인을 주 2일에서 6일로 확대 가동하고 있습니다.

해외 시장 마케팅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4일 개최된 세계 식품박람회, 독일 '아누가'에 참여해 빼빼로 등을 알리는 활동에 나섰습니다. 롯데웰푸드가 아누가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롯데웰푸드의 스낵을 해외 시장에 알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활동입니다.

국내외 마케팅 뿐 아니라 경영 기조도 좀 달라졌습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4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했습니다. 연봉은 좀 적더라도 경쟁 식품사 대비 근속 연수가 긴 편이라 '롯데웰푸드는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인식이 그간 강했었는데요. 이제 롯데웰푸드도 비용 효율화를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것도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기업을 운영하면서 나온 변화입니다.

롯데웰푸드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속적으로 롯데웰푸드의 '메가 브랜드 육성'을 강조한 이후부터입니다. 사실 롯데웰푸드는 롯데쇼핑이나 롯데케미칼 등 굵직한 계열사에 밀려 큰 관심을 받는 계열사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화학 사업이 어려워지고 백화점·마트 사업도 내수 부진에 따라 힘들어지자,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롯데웰푸드에 관심이 쏠리면서 변화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롯데그룹 경영전략회의(VCM)에서부터 변화를 요구하는 강경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당시 회의에서는 신상품으로 주목을 받아본 가장 최근 사례가 언제인지, 기존 브랜드의 강화 전략은 어떤지 등의 이야기가 오갔다고 합니다.

지난 2월 인도 서부지역의 푸네시에서 열린 롯데웰푸드 하브모어 푸네 신공장 준공식에서 신동빈 롯데 회장(오른쪽)이 신공장을 둘러보고 있다./롯데웰푸드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하반기 VCM에서도 '핵심 제품의 브랜드 강화'를 중요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지난 2월 신 회장은 9년 만에 인도를 찾아 롯데웰푸드 공장을 살피고 하브모어 푸네 신공장 준공식에도 참석했습니다. 인도 출장 후 귀국해서는 곧바로 롯데웰푸드 이사회로 향하기도 했습니다. 복수의 롯데그룹 관계자들은 회장과 지주사의 특별 관심 아래에서 롯데웰푸드가 성과를 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놓였다고 말합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처음엔 관심이 부담스럽고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조직 내 긴장감이 만들어지면서 탄력 있게 조직이 굴러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추석도 지났고 이제 한 해의 성과를 수확하고 보여주는 시기입니다. 롯데웰푸드가 올 한 해 어떤 성과를 냈는지 하나둘 알릴 때가 됐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바쁘게 달려온 지난 1년 롯데웰푸드가 거둔 성과 및 내년 계획에 눈길이 가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