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 영향으로 소비자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고기 프랜차이즈들의 경영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회사에선 비용 감축을 위해 회식을 줄이고, 가족 외식도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우 마동석을 모델로 했던 소고기 화로구이 프랜차이즈 '한양화로'를 운영하는 바나바에프앤비의 회계감사 의견이 지난 4월 거절됐다. 회계감사를 담당했던 참회계법인은 "회사 경영진으로부터 2024년 12월 31일 기준의 재무상태표와 보고 기간의 손익계산서, 자본 변동표, 현금흐름표 및 주석 자료를 포함한 감사 절차 실시에 필요한 각종 자료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바나바에프앤비은 지난해 영업손실 88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89억원이었다. 바나바에프앤비는 지난 5년간 꾸준히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자본 잠식에 빠진 상태다. 바나바에프앤비의 지난해 자산은 75억원, 부채는 270억원이었다.
엎친 데 덮인 격으로 바나바에프앤비의 대표와 운영진 일부는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과는 지난달 10일 한양화로 운영사인 바나바에프엔비 대표와 부사장 등 3명을 구속 상태로, 나머지 임직원 4명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로 이날 송치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캐나다산 소고기를 저렴하게 들여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가맹점주들을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매달 투자금의 10%를 수익으로 지급하고 10개월 후에는 원금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한식 고기 전문점 '이차돌'을 운영하던 프랜차이즈 외식점 다름플러스도 올해 초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월 19일 다름플러스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이는 외식산업 경기지수가 꾸준히 하락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외식산업의 매출, 식재료 원가, 고용 등 다양한 항목을 조사해 발표하는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는 2023년 1분기를 끝으로 실제 경기지수가 전망치를 상회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 미만이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감소한 업체가 증가한 업체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2분기는 경기지수는 72.76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하거나 가정간편식(HMR) 등 신사업에 나서는 것이 이들 회사를 더 어려움에 빠지게 했을 것으로도 보고 있다. 바나바에프앤비는 2022년 경기·충남·전북·경남에서 매장 1개씩 열어 총 4개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2024년에는 전국 가맹점 수를 66개까지 늘렸다.
다름플러스도 공격적으로 점포를 늘렸다. 이차돌은 2017년 7월 설립됐다. 사업을 시작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200호점을 돌파하고 2020년엔 300호점을 거느리는 대형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여기에 육개장 등 가정간편식 시장으로도 진출하면서 공장 등 고정 설비를 유지하는 부분에서 부담이 크게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회사 사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경영진의 일탈이 벌어지는 사례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외식산업 경기가 나빠지고 소비자가 육류 외식을 할 여력이 적어진 사실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최근 서울 기준으로 삼겹살 1인분(200g) 가격이 2만원 수준까지 오르면서 4인 가족이 한번 외식을 하면 고기만 먹었을 때 8만원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고기를 더 시키거나 공깃밥이나 된장찌개 등을 더하면 한 끼 가족 식사에 10만원이 든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도시 생활자가 하루에 두 끼만 식사한다고 가정한 한 달 평균 식대 및 여윳돈은 60만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것"이라며 "고기 등 외식을 줄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