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오크(Silver Oak)' 와인에서는 블랙 올리브와 그린 올리브의 향이 나는데 아메리칸 오크 배럴에서 숙성한 와인에서 느낄 수 있는 특징적인 아로마입니다. 실버 오크는 설립 초기부터 미국산 오크 숙성을 고집해 왔고, 지금도 새 오크 비율을 철저히 관리해 포도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고자 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와이너리 실버 오크의 공동 소유주이자 최고재무책임자(CRO)인 팀 던컨(Tim Duncan)이 지난 16일 방한했다. 그는 수입사 하이트진로가 서울 용산구의 한 식당에서 주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실버 오크의 철학과 와인 스타일, 한국 시장 전략을 소개했다. 던컨 CRO는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에 집중해 음식과 잘 어울리면서 장기 숙성이 가능한 와인을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와이너리 '실버 오크'의 공동 소유주이자 최고재무책임자(CRO)인 팀 던컨이 지난 16일 방한해 서울 용산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 간담회를 했다./변지희 기자

실버 오크는 1972년 던컨 CRO의 부친 레이몬드 투미 던컨과 와인메이커 저스틴 메이어가 공동 설립한 와이너리다. 2001년부터 던컨 가문이 경영권을 확보했으며, 레이몬드의 두 아들인 데이비드 던컨 최고경영자(CEO)와 던컨 CRO가 공동으로 소유하며 가족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실버 오크 외에 '투미', '타임리스', '오비드' 등 4개 브랜드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실버 오크 설립 초기는 많은 미국 와이너리들은 앞다투어 프렌치 오크를 도입하던 시기였다. 그런데 실버 오크는 미주리산 아메리칸 오크를 선택했다. 강렬한 햇살 아래 자란 캘리포니아 카베르네 소비뇽의 힘을 살리면서도, 미국적인 느낌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아메리칸 오크 배럴은 프렌치 오크 배럴과 비교했을 때 바닐라, 코코넛 등 부드럽고 달콤한 풍미가 좀 더 두드러지는 게 특징이다. 프렌치 오크보다 타닌을 부드럽게 하고, 입안에서 둥글고 풍성한 느낌을 준다. 와인의 구조를 지나치게 무겁게 만들지 않고 과실 향을 돋보이게 한다.

특히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새 오크 배럴은 와인에 미치는 영향이 강하기 때문에 실버 오크는 새 오크의 비중을 섬세하게 적용한다고 던컨 CRO는 설명했다. 새 오크를 사용하면 와인에서 나무 향이 두드러지고 색, 향, 질감 모두에 대해 짧은 시간에 크게 변화를 주기 때문이다.

그는 "새로운 오크를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고 새 오크의 품질을 철저히 관리하면서 최적의 균형을 구현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렉산더 밸리에서 생산한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와인을 만들 땐 50%의 새 오크를 사용하고, 나파 밸리의 포도로 와인을 만들 땐 85~95%의 새 오크를 사용한다"라며 "포도 특성에 따라 잘 어울리는 비율을 적용한다"라고 했다.

실버 오크는 캘리포니아에서 유일하게 자체 오크 배럴 제작소를 보유한 와이너리다. 제작소 이름은 'A&K 쿠퍼리지'로 미주리주에서 들여온 원목을 2년 동안 자연 건조한 뒤 장인 12~14명이 매일 25개씩 배럴을 제작한다. 불로 토스팅하고 손으로 조립하는 과정을 거쳐 매년 약 5000개의 배럴을 생산하며, 이 중 3000개는 실버 오크가 직접 사용하고 나머지는 다른 와이너리나 위스키 제조업체에 판매한다. 던컨 CRO는 "배럴 제작부터 숙성까지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빈티지마다 일관된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다"라며 "우리가 추구하는 와인 스타일을 완성하는 데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실버 오크의 대표 와인은 '실버 오크 알렉산더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이다. 메를로와 카베르네 프랑이 소량 블렌딩 되며 아메리칸 오크에서 24개월 동안 숙성한다. 초콜릿과 블루베리, 카시스 등 풍부한 향과 부드러운 타닌, 적절한 산도가 조화를 이룬다. 던컨 CRO는 "실버 오크 알렉산더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은 한국식 바비큐나 한우·갈비 요리와 잘 어울리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많은 소비자가 즐기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빈티지를 소개하고, 음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경험을 더 많이 제공하고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