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석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25일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에 대해 "선한 의도로 수수료 상한제를 적용했지만 배달 플랫폼 시스템에 참여한 모든 관계자들이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며 "최종적으로는 점주·라이더·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25일 오후 서울 강남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플랫폼 시대, 유통산업 대전환과 공정경쟁의 원칙과 방향'을 주제로 한 포럼에서 이유석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민영빈 기자

이 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플랫폼 시대, 유통산업 대전환과 공정경쟁의 원칙과 방향' 포럼에서 발표자로 나서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했던 미국에서 이미 원래 취지인 소상공인 보호는 달성하지 못한 채 역효과만 발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포럼은 한국유통학회와 한국온라인쇼핑협회가 공동 주최했다.

포럼은 최근 배달업계에서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수수료 상한제를 중심으로 기존 연구들의 실효성을 진단하고 정책적 개선점을 모색해 보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는 배달앱으로 음식을 주문할 때 총수수료가 주문 금액의 일정 비율을 넘지 않도록 제한하는 게 핵심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0대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교수는 미국의 수수료 상한제 연구 사례를 언급하면서 경제적 파급 효과를 수치로 제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인 레스토랑 보호를 목적으로 수수료를 15%까지 상한선을 두자, 개인 레스토랑의 배달앱 입점은 늘었지만, 소비자 대상 수수료는 7~20% 높아졌다. 그러자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직접 주문하는 소비자가 많아져 배달라이더 임금이 평균 3.6% 줄었다.

이를 한국에 적용하면 주문량이 6.8% 감소한다는 게 이 교수의 시뮬레이션 수치다. 이때 외식산업 매출은 2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1조원 각각 감소할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더 나아가 무료 배달까지 중지될 경우 외식산업 매출은 7조8000억원, 영업이익 3조원까지 감소할 것으로 그는 봤다.

25일 오후 서울 강남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플랫폼 시대, 유통산업 대전환과 공정경쟁의 원칙과 방향'을 주제로 한 포럼에서 토론 좌장을 맡은 이동일 세종대 교수가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민영빈 기자

이후 진행된 토론에서도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도입에 대한 신중론이 이어졌다. 장명균 호서대 교수는 "한시적으로 상한제를 적용해 효과를 재검토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오히려 공정거래법 강화, 플랫폼 투명성 제고, 실증 샌드박스 도입 등 다른 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했다.

유영국 한신대 교수도 "배달앱 수수료라는 특정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입법 카드'를 사용하면 연구자·실무자 모두 법안을 기준으로 생각하고 논의하게 된다. 법 안에 갇히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의 취지인 소상공인 보호에 맞는 구조 진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춘우 서울시립대 교수는 "전체 배달앱 입점 사업자 중에서 수수료 부담으로 수익성 문제를 겪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소상공인의 플랫폼 의존도를 줄이고 자생력을 높이는 정책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