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웰푸드(280360)의 장수 초콜릿 과자 '칸쵸'가 뜻밖의 유행으로 부활했습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 사이에서 칸쵸 사재기 열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칸쵸 여러 개를 사서 뜯어보는 이른바 '칸쵸깡'이라는 말까지 등장했습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선 연일 품절 행렬이 이어지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없어서 못 산다'는 글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한 소비자가 자신의 딸 이름인 '연서'가 적힌 칸쵸를 찾아 SNS에 공유한 사진./독자 제공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인기의 발단은 칸쵸 출시 40주년을 기념해 롯데웰푸드가 진행 중인 '내 이름을 찾아라' 이벤트였습니다. 최근 국내에서 많이 등록된 신생아 이름 500개와 캐릭터 이름 4개(카니·쵸니·쵸비·러비) 등 총 504개의 이름을 과자에 무작위로 새겨 넣은 것이 특징입니다. 소비자들은 본인이나 가족, 친구, 연인, 나아가 '최애 아이돌(가장 좋아하는 아이돌)'의 이름을 찾는 재미에 빠졌고, 이름을 발견하면 지정 해시태그와 함께 SNS에 인증샷을 올리는 참여 방식이 놀이처럼 확산했습니다.

칸쵸는 단순히 먹는 과자가 아니라 '찾기 놀이'이자 '수집 아이템'으로 변모했습니다. 자기 이름이 찍힌 칸쵸를 첫 구매에서 찾으면 운명 같은 행운을 느끼고, 자녀나 좋아하는 연예인의 이름이 나올 때까지 재구매하게 되는 것입니다. 일부 중고 플랫폼에서는 아이돌 멤버의 이름이 적힌 칸쵸가 판매될 정도입니다. 가수 아이유(본명 이지은)도 최근 팬 플랫폼 라이브 방송에서 칸쵸 포장지를 뜯으며 자신의 이름을 찾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열풍에 불을 붙였습니다.

덕분에 칸쵸 매출은 급증했습니다. 롯데웰푸드에 따르면 현재 칸쵸는 납품 기준으로 전 물량이 완판돼 재고가 없는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생산량을 3배로 늘렸다고 합니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GS25의 이달(9월) 칸쵸 일평균 판매량은 전월 대비 289.6% 급증했습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은 전년 동기 대비 150%, 이마트24는 전월 대비 102% 늘었습니다. CU 역시 지난 11~18일 칸쵸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210.2% 증가했습니다.

이번 '내 이름을 찾아라' 마케팅은 업계에서 MZ세대 특유의 놀이 소비문화를 꿰뚫은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초기 SNS 인증샷이 챌린지로 확산하며 일종의 '밈(meme·인터넷에서 뜨는 유행어나 이미지)'처럼 퍼졌고, 이는 과거 '허니버터칩'이나 '포켓몬빵' 열풍과 닮은 집단적 소비 현상으로 이어졌습니다.

다만 롯데웰푸드는 이벤트 칸쵸의 소장 가치를 살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예정대로 11월 중순 종료할 방침입니다. 이름이 박힌 칸쵸를 찾을 기회가 얼마 남지 않은 셈입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출시 40여 년을 맞은 칸쵸를 통해 '내 이름이 담긴 과자'라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세대를 아우르는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