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요거트 브랜드 '룩트(Lukt)'의 아이용 요거트에서 '실리카겔 혼입' 사태가 발생하며 소비자 불신이 확산하고 있다. 룩트는 문제를 인지하자마자 자사몰에 공지를 올렸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쿠팡·컬리 등 다른 판매처를 통해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소극적 대응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룩트 킨디 유기농 요거트. 일부 제품에서 제습제인 실리카겔이 혼입돼 논란이 일었다./룩트 제공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룩트는 지난 19일 일부 '룩트 킨디 유기농 요거트 플레인 85g' 제품에서 실리카겔 혼입 정황이 확인됐다고 공지했다. 문제가 된 제품은 9월 9일 생산돼 소비기한이 9월 24일인 물량으로, 자사몰뿐 아니라 쿠팡과 컬리 등 대형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도 판매됐다.

룩트는 공지문에서 "원재료인 자일리톨 내 습기 제거 목적으로 동봉된 실리카겔 포장지가 손상돼 일부 제품에 혼입된 정황이 확인됐다"며 "실리카겔은 식품 포장에 쓰이는 제습제로 인체에 해롭지는 않지만, 아이용 제품에서 이물질이 발생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실리카겔은 소화가 되지 않는 물질이라 다량 섭취할 경우 복통이나 구토 등 이상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룩트 공지문./룩트 홈페이지 캡처

다만 이 같은 소비자 안내가 자사몰과 카카오톡 채널에 국한되면서 공구(공동구매) 판매자와 일반 소비자 상당수가 직접 통보를 받지 못했다. 이로 인해 일부 인플루언서는 예정된 공동구매를 전면 중단하거나 잠정 연기하며 별도 공지를 냈고, 소비자 불만도 확산했다. 유아·아동용 제품이라는 특성상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소비자 전모(35)씨는 "아이에게 먹이던 제품에서 문제가 나왔다니 분노와 불안이 동시에 든다"며 "자사몰 공지만으로 넘어가려 한 대응이 더 화가 난다"고 말했다.

룩트 측은 문제를 인지하자마자 절차에 따라 대응을 했다는 입장이다. 지난 18일 고객 문의로 처음 문제를 인지해 일부 제품을 수거했고, 이튿날 제조사로부터 실리카겔 혼입 사실을 확인하자마자 자사몰에 공지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같은 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안정성 여부를 물었으며, 미국 원료 수입사와 제조사 자료를 통해 안전성 검증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유통 채널별 대응 시점에 대해서도 자사몰 공지 후 쿠팡·컬리에 상황을 공유했고, 컬리는 20일에, 쿠팡은 22일에 고객 공지가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룩트 관계자는 "실리카겔은 이산화규소 성분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일반적으로 안전한 물질(GRAS·Generally Recognized as Safe)'로 규정하고 있다"며 "문제가 된 제품을 검수한 결과 7900건 중 3건 수준으로 실리카겔이 검출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식품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기업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인체에 무해하다고 해도 아이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단정하기 어렵다"며 "소비자가 불안을 호소하는 상황에서는 기업이 보다 적극적으로 성의 있는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룩트 브랜드를 운영하는 '아티튜드(Artitude)'는 2020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건강한 미식'을 내세운 요거트 중심 브랜드다.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서의 화제성을 바탕으로 2021년 마켓컬리·쿠팡·올리브영 등 온라인 채널에 입점했다. 2022년에는 신세계백화점·홈플러스 등 오프라인 유통망까지 확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