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음료사의 채권 발행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내수가 얼어붙었다고 하더라도 해외에서 기회가 열리고 있고 회사 수익은 무리 없이 나올 것이라는 시장 판단에 따른 것이다.
24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채권 발행에 나선 식음료사들은 당초 목표액을 훨씬 초과한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아이스크림 '메로나'를 만드는 빙그레(005180)다. 지난 18일 빙그레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64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당초 채권 발행액 목표치(500억원)의 10배 넘는 자금이 쏠렸다.
지난 16일 채권 발행 수요 예측을 진행한 롯데칠성음료도 비슷한 경우다. 3년물 채권 1000억원, 5년물 채권 500억원을 발행하려고 했는데 총 1조3300억원이 몰렸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예상보다 자금이 많이 몰려서 3년물 채권은 1800억원, 5년물 채권은 700억원으로 총 250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다"고 했다. 지난 2월 상황도 비슷했다. 롯데칠성음료는 당시 10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하려고 했는데 9700억원이 몰려 당초 목표치보다 발행액을 2배 늘렸다.
지난 8월 채권을 발행한 동원F&B는 모집액의 12배가 넘는 자금이 몰렸다. 당초 동원F&B는 600억원 규모로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었는데 자금이 몰리자 총 1200억원으로 채권 발행을 늘렸다. 올해 4월 CJ제일제당(097950)도 3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 1조3100억원이 몰렸고, 대상(001680)도 올해 1월 1700억원 회사채 모집에 1조3500억원 규모의 자금이 몰렸다.
식음료 회사들의 채권 발행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내수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해외 시장에서 활력이 더해질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반영됐다.
증권사의 한 채권 애널리스트는 "아무리 내수 시장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올해 채권을 발행한 식음료사가 시장에 내놓는 주력 제품의 시장 지배력은 확고하다"며 "채권은 주식과는 달라 성장성보다는 안전성에 더 비중을 두고 투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식음료사들의 채권은 투자 대상으로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동원F&B 관계자는 "주력 사업의 실적이 좋다는 점, 사업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이라는 점 등에 힘입어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며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