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프레스코발디 와이너리의 주요 목표는 포도원 개발과 생산 과정을 세밀하게 조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는 우리가 이룬 것을 다음 세대에게 어떻게 전수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프레스코발디가 와인 품질을 높이기 위해 과거에 해냈던 일과 현재 시도하고 있는 도전을 다음 세대가 더 나은 방식으로 이어가길 바랍니다."
이탈리아 프레스코발디 와이너리를 이끌고 있는 스테파노 베니니 부사장은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WSA아카데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베니니 부사장은 프레스코발디 가문의 30대손이다.
프레스코발디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에서 1308년 설립돼 700년 이상의 역사를 이어온 와이너리다. 12세기 피렌체 은행업으로 부를 쌓은 프레스코발디 후작 가문이 와인 사업에 투자하며 설립됐다. 도나텔로, 미켈란젤로 등 르네상스 시대 화가들의 즐겨 마셨다는 이야기, 이들의 작품과 거래됐다는 이야기 등이 전해질 정도로 유서 깊은 와이너리다. 프레스코발디는 영국의 헨리 8세에게 와인을 판매하기도 했는데, 영국 국왕이 서명한 계약서가 여전히 가문에 보관돼 있다고 한다. 한국에선 신세계L&B가 공식 수입한다.
장수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프레스코발디 역시 토스카나에서 현대적인 와인 생산 기술의 선구자로 꼽힌다. 프레스코발디 가문은 1855년 키안티 지역에 최초로 카베르네 소비뇽, 샤르도네, 메를로 품종을 심었다. 1960~70년대에는 발효 과정에 온도 조절 장치를 도입했고, 중력 흐름 설계를 도입해 포도즙이 자연스럽게 이동하도록 만들었다. 이를 통해 안정적이고 세련된 스타일의 와인을 구현했다. 또 1973년에는 이탈리아 최초로 화이트 와인을 오크통에서 숙성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최근에는 포도밭을 구획별로 관리하고 개별 블록 단위의 수확, 발효를 통해 포도밭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고 있다. 아울러 지속 가능성 프로젝트와 유기농·친환경 농법을 확대 적용하며 토스카나 와인의 품질을 끌어올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현재 토스카나에 9개 지역의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으며 1200헥타르에 달하는 규모를 가문에서 직접 관리, 감독하며 일관성 있는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프레스코발디의 '포미노 베네피치오 리제르바'는 토스카나 최초의 샤르도네 단일 품종 화이트 와인이다. 현재 이탈리아에서 화이트 와인에 리제르바 표기가 가능한 곳은 프레스코발디를 포함해 세 곳뿐이다. 리제르바는 이탈리아 와인에서 일정 기간 이상 숙성해야 붙일 수 있는 공식 등급 표기로 일반 와인보다 숙성 기간이 길고, 더 정교하게 선별된 와인이라는 것을 뜻한다.
포미노 베네피치오 리제르바는 1973년 첫 빈티지가 생산됐으며, 50주년 제품인 2023 빈티지가 최근 출시됐다. 포미노 지역은 해발 400~750미터의 고도에 있어 일교차가 크고, 석회암·점토가 혼합된 토양 덕분에 미네랄리티가 살아 있는 와인이 생산된다. 수확한 포도는 구획별로 나눠 발효한 뒤, 절반은 새 오크, 절반은 한 번 사용한 오크에서 약 9개월 숙성한다. 이 과정에서 젖산 발효를 부분적으로 적용해 산도를 부드럽게 낮추고 질감을 풍부하게 만든다.
베니니 부사장은 "베네피치오는 토스카나 화이트 와인의 가능성을 보여준 상징적 제품"이라며 "2023 빈티지는 시트러스와 신선한 미네랄 향이 특징으로, 5년 숙성 후 마셔도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수십 년 사이 사업이 프레스코발디의 와인 사업이 크게 가속화되며 성장했다"라며 "다음 세대에 (와이너리를 운영하기 위한) 열정과 아이디어를 관리하는 법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아시아 시장 중 한국만 보더라도 소비자들이 예전에 비해 성숙해졌다"라며 "전체적인 소비량은 줄었지만 적게 마시더라도 질 좋은 와인을 추구한다. 그래서 프레스코발디도 한국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라이프 스타일과 연계된 와인 소비 성향이 두드러진다"라며 "이탈리아에서 그러하듯 한국 소비자들도 와인을 친구와 함께 음식과 곁들여 가볍게 즐기는 분위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