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의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가 베트남 식음료(F&B) 기업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현지 유통망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은 지난 4월 파리바게뜨 베트남 매장 운영권을 현지 F&B기업 비엣타이인터내셔널(Viet Thai International, VTI)에 넘기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란 본사(프랜차이저)가 특정 국가나 지역 기업에 현지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할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하노이와 호찌민에 있는 파리바게뜨 10개 매장은 VTI가 운영한다. 호찌민에 있는 파리바게뜨 법인(Paris Baguette Vietnam Co., LTD.)도 청산 절차를 밟는다.
SPC그룹 관계자는 "현지 시장과 고객을 잘 아는 유수의 기업이 손을 내밀어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이번 계약을 통해 현지 사업에 확장에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파리바게뜨가 베트남에서 사세를 확대하기 위해 현지 기업과 동맹을 맺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리바게뜨는 2012년 호찌민 1호점을 내며 베트남 시장에 직진출 했지만, 13년간 10개 매장을 개설하는 데 그쳤다. 2023년에는 하노이와 호찌민에서 각각 운영하던 현지 법인을 호찌민 법인 하나로 합쳤으나, 적자를 면치 못했다. 베트남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약 59억원, 순손실은 약 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현지 시장에 밝은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으로 사업 방향을 선회했다는 해석이다.
1988년 출범한 파리바게뜨는 국내에서 35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04년 중국을 시작으로 베트남, 미국, 프랑스, 영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 14개국에 진출해 600곳 이상의 해외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동남아 지역은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캄보디아와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점포를 운영한다. 2023년 800억원 수준이던 싱가포르 법인 매출은 지난해 997억원으로 증가했다.
VTI는 1998년 데이비드 타이 회장이 설립한 기업으로 베트남 최대 커피 체인 하이랜드 커피(Highlands Coffee)와 포 24(Pho 24), 더 커피빈 앤드 티 리프(The Coffee Bean & Tea Leaf) 등 F&B 브랜드와 신발 브랜드 알도(ALDO)를 운영한다.
이중 하이랜드 커피는 2012년 필리핀 식품 대기업 졸리비 푸드 그룹이 지분 60%를 인수해 최대 주주로 있으며, VTI는 소수 지분을 보유했다. 베트남을 포함해 해외에 85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1조460억동(약 552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그러나 15개월 이상 운영한 기존 점 매출은 전년 대비 3.7% 감소했다.
이에 회사는 베트남 내 하이랜드 커피 매장 700여개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파리바게뜨의 유통망 확대 및 교차 판매를 통해 성장 기회를 노릴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기업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베이커리 시장 규모는 53억1000만달러(약 7조3718억원)로, 2029년까지 연평균 3.8% 성장이 전망된다. 과거 쌀밥과 쌀국수 등이 주식이었지만, 최근에는 빵을 식사 대용으로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