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린푸드 스마트푸드센터 전경. /현대그린푸드 제공

급식·식자재 업체 현대그린푸드(453340)가 올해 하반기부터 부산 '해운대H스위트'를 통해 아파트 커뮤니티 식음 서비스에 진출합니다. 아파트 커뮤니티 기반 급식 사업은 급식사들에게 애매한 사업 영역으로 꼽힙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급식 인원을 보장하는 것이 쉽지 않은 탓입니다. 이익을 남기기 쉽지 않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17일 증권가에선 현대그린푸드의 아파트 커뮤니티 사업에 진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당장 3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기존 단체 급식과 외식사업, 식자재 사업에 더해 주거 공간 내 식음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종합 식품기업으로서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현대그린푸드의 매출은 약 2조2000억원이었고 매출 비중은 푸드서비스 부문(급식) 47%, 식자재 부문 26% 등이었습니다.

김진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그린푸드가 558가구의 해운대 H스위트를 통해 커뮤니티 식음 서비스에 진출한다. 급식 신규 수주를 감안하고 병원 가동률이 올랐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3분기 영업이익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목표주가를 2만3000원으로 제시했습니다.

현대그린푸드는 2020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팅은 단백질·저당·저칼로리 등 건강 관리 식단과 소화 불량·만성 질환 환자를 위한 전문 식단(메디푸드)을 제공하며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고령화 사회와 만성 질환자 증가라는 사회적 트렌드에 발맞춘 전략으로 평가됩니다.

그간 현대그린푸드는 범현대가의 급식소 역할을 해왔습니다. 국내 단체 급식시장은 대기업 소수가 과점하는 시장입니다. 삼성그룹에는 삼성웰스토리가 있고, CJ그룹에는 CJ프레시웨이, 한화그룹에는 아워홈이 있습니다. 2020년 공정거래위원회 자료 기준 현대그린푸드는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에서 4400억원을 수주했습니다. 그 당시 푸드서비스 부문 매출이 6300억이라는 점을 감안해 계산해 보면 범현대가 비중이 69% 수준이라는 뜻입니다.

일각에서는 현대그린푸드의 사업 다각화를 범현대그룹으로부터의 분리와 연결 짓기도 합니다. 현대차그룹이 해외 시장 확장에 전념하고 있고, 국내외 사업장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자체 급식 공급회사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팅 메디푸드를 활용해 식사하고 있는 모습./현대그린푸드 제공

현대그린푸드는 2023년 3월 현대지에프홀딩스에서 인적 분할한 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보유하던 현대그린푸드 주식 전량을 부인과 자녀에게 각각 2.92%씩 증여하기도 했습니다. 정 회장은 동생인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의 자녀, 그러니까 조카 3명에게도 각각 지분을 1.3%씩 증여했지요. 당시 현대그린푸드의 주가는 1만2200원 수준이었습니다. 지난 16일 종가는 1만5370원으로 25%가량 올랐습니다.

현대그린푸드는 오는 2028년까지 매년 현대그린푸드의 자사주를 약 3% 매입하고 소각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지난 8월 자기주식을 취득해 소각했고, 현금 중간배당도 했습니다. 자식에게 골칫덩이를 증여해 주는 부모는 없다는 점에서 증권가에선 현대그린푸드의 도약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급식 업계에는 변화가 많았습니다. 범LG가 소속이었던 아워홈은 한화그룹에 인수합병되면서 범LG가 급식 물량의 향방에 눈길이 쏠렸습니다. 이후 아워홈은 신세계푸드의 급식 사업을 인수하면서 신세계 관련 급식 사업 물량을 가져올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현대그린푸드의 신사업 향방도 주목됩니다. 그룹사 차원에서 꾸준히 펼치고 있는 주주 친화적 행보도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