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6일 추석을 앞두고 국내외 주류업계가 일제히 '선물세트 전쟁'에 돌입했다. 최장 열흘에 달하는 황금연휴 특수를 노리고 사전 예약·판매를 시작하며 명절 선물 수요를 선점하고 있다. 업계는 가성비 패키지부터 프리미엄 라인업, 이색 패키지까지 총동원해 시장 공략에 나섰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류 업체들은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와 전통주를 앞세워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일품진로' 선물세트 3종을 선보였다. 기존 '일품진로'와 '일품진로 오크43'에 올해는 '일품진로 오크25' 세트를 처음으로 내놨다. 각 세트에는 전용 온더록스 잔 2개가 포함돼 실용성을 높였다.
배상면주가는 자사 온라인몰 '홈술닷컴'에서 복분자주, 홍시과실주, 느린마을 소주·약주 등 다양한 전통주 세트를 최대 28% 할인 판매한다. 고창 복분자로 빚은 복분자음 3입세트, 대봉감을 통한 홍시과실주세트, 쌀의 풍미가 일품인 느린마을 소주 21 주기세트 등이다. 금액별 특별 사은품도 증정한다. 20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는 장군잔 2입세트, 30만원 이상은 느린마을 보온보냉백, 100만원 이상 구매 시에는 홈술닷컴에서 사용 가능한 5만원 쿠폰을 지급한다.
농업법인 국순당여주명주는 추석 전까지 소비자 방문이 많은 주말 기간 대형 마트를 중심으로 고구마증류소주 '려'를 알리는 행사를 진행한다. 오는 25~27일 진행되는 '서울국제주류&와인페스티벌 마곡'에 참가해 소비자 접점을 넓히겠다는 목표다. 국순당여주명주 공식 홈페이지 및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고객을 대상으로 명절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수입 주류 업체들도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경쟁에 가세했다. 매일유업 관계사 엠즈베버리지는 일본 나가노현 스와 지역의 사케 '마스미(真澄)' 세트를 출시했다. '마스미 쿠로' 1병과 전용 유리 도쿠리, 레이슈 잔 2개로 구성됐다. 뉴욕 파슨스디자인스쿨 출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형석 아레텔로스 대표가 패키지 디자인에 참여했다. 양조장이 있는 나가노의 청정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청색과 백색으로 맑은 공기, 물, 눈과 쌀을 형상화했다는 설명이다.
캄파리코리아는 와일드 터키, 러셀 리저브, 더 글렌그란트 등 프리미엄 위스키 라인업으로 구성한 추석 한정 세트를 내놨다. 온더락잔·하이볼잔·테이스팅 글라스가 함께 제공돼 집에서도 전문적인 테이스팅 경험을 즐길 수 있다. 특히 러셀 리저브 10년은 부자(父子) 마스터 디스틸러가 엄선한 스몰 배치 버번으로 희소성을 강조했다.
스카치위스키 브랜드 윈저도 '추석 스페셜 에디션' 3종(12년·17년·21년)을 출시했다. 각 제품은 전용 글라스와 함께 구성됐다.
종합주류기업 아영FBC는 '윷놀이 명절선물세트'를 출시했다. 바롱 필립 드 로칠드의 에스쿠도로호 골드 컬렉션 등 명절 음식과의 페어링을 강조했다. 패키지에는 윷놀이 세트를 함께 담아 가족 모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GS리테일에서 단독 판매한다.
유통 채널도 주류 선물 세트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롯데마트는 오는 26일까지 사전 예약을 진행하면서 5만원 이하 가성비 세트부터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 '도멘 도브네 옥세 듀레스 라 마카브리 2018'(1650만원) 제품을 함께 선보였다. 롯데백화점은 초고가 위스키 '더 글렌리벳 55년: 이터널 컬렉션'(1억3100만원)을 내놨다.
CU는 와인·사케·위스키 등 160종 이상의 상품을 준비했다. '조니워커 블랙 온더록스 잔 세트', '이강주 금주전자 세트' 등 선물용 패키지도 내놓는다. 7500만원에 달하는 위스키 '글렌그란트 65년'도 선보인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주류 소비도 위축됐지만 추석은 여전히 선물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라며 "브랜드 개성과 차별화된 패키지를 앞세워 명절 소비 심리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