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거나 쪄서 먹는 교자만두 시장의 1위 사업자 CJ제일제당(097950)이 딤섬 시장에도 진출한다. 이에 따라 딤섬 식품 카테고리에서는 기존 1위 사업자 동원F&B와 오뚜기(007310), CJ제일제당 간 3파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그래픽=손민균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이날부터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서 신제품 '씨제이 고메 샤오롱바오'와 '씨제이 고메 새우하가우' 판매를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은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정지선 중식 쉐프와 협업해 제품을 생산했다. 정 쉐프의 별명 중 하나는 '딤섬의 달인'이다. 그는 딤섬을 주제로 한 책도 출간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냉동만두의 세부 카테고리 중 딤섬 시장 부문이 고성장하고 있고, 소비자 관심도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어 제품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딤섬 시장은 CJ제일제당이 꽉 잡고 있는 교자만두 시장과는 다르다. 육즙과 야들야들한 만두피, 식감 등이 어우러져야 맛이 나는 분야라서다. 이 시장은 동원F&B가 2020년 12월에 동원 딤섬 샤오롱바오·새우하가우·부채교·부추창펀 등 딤섬 4종 세트를 내놓은 이후로 시장을 거의 독식하고 있었다.

동원F&B에 따르면 딤섬 제품 출시 4년 만인 지난해 12월 누적 판매량 1000만 봉을 돌파했다. 동원F&B 딤섬은 100도 이상 온도로 끓인 물로 전분을 반죽해 쫄깃한 식감에 살렸고 시각적으론 반투명한 피를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찜통으로 익힌 딤섬을 영하 30도로 급속 냉동시켜 수증기가 얼어붙게끔 만드는 방식으로 맛도 살렸다. 얼음 알갱이가 생겼다가 녹으면 쫄깃한 식감을 망칠 수 있어서다. 동원F&B는 출시 당시 "딤섬 상품을 처음 내다보니 시장조사와 연구개발에 3년 넘게 공을 들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딤섬 시장의 뛰어든 업체는 오뚜기였다. 오뚜기는 지난해 12월 냉동만두 브랜드 X.O 딤섬을 내걸고 새우하가우·샤오롱바오·마라창펀 3종 등을 출시했다. 오뚜기는 "기존 냉동만두 시장은 교자만두가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딤섬 등 다양한 형태의 만두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라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딤섬 시장은 온·오프라인을 합쳐서 약 400억원 규모다. 이 중 동원F&B가 시장 점유율 75%를 차지했다.

식품업계에서는 교자만두 1위 기업인 CJ제일제당이 딤섬 시장에 진입하자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CJ제일제당은 신제품을 출시한 후 시식 인력 등을 대거 투입하는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편이다.

한 대형마트 냉동 부문 MD는 "현재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구월점을 중심으로 소비자 반응을 보는 수준이지만, 앞으로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에 모두 입점하면 딤섬시장에서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교자만두 시장 성장이 다소 정체돼 딤섬 시장 진출을 통해 매출을 늘리겠다는 것이 CJ제일제당의 목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