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도 오르는 종목만 더 오르는 시대'라는 말이 나오는 요즘이다. 불닭볶음면 수출에 힘입어 황제주에 등극한 삼양식품(003230)을 두고 하는 말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양식품의 주가가 160만원에 가까이 다가간 이후 오히려 연이어 목표주가를 올려잡고 있다. 주가가 단기고점에 다다랐다고 보기보단 앞으로 더 많은 사업 성장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3일 증권금융 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삼양식품 목표 주가를 190만원으로 올려잡았다.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본다는 이유에서다. 교보증권도 삼양식품의 목표주가를 177만원으로, 대신증권도 목표주가를 170만원으로 올렸다. 전날 마감가(155만1000원)를 기준으로 하면 올해 들어 삼양식품의 주가 상승률은 103%다. 지난해 연말 종가는 76만5000원이었는데 2배 넘게 오른 셈이다. 주가 상승세가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대미(對美) 관세 문제도 삼양식품의 주가 상승세를 막기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관세 문제가 불거지던 초창기엔 삼양식품이 미국 현지 설비(공장)를 갖추지 않았다는 점에서 악재가 발생했다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엔 이마저도 힘을 못 쓰고 있다. 불닭볶음면이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동남아 등지에서도 잘 팔리고 있고 시장 장악력이 커지는 와중이라는 점 때문이다.
하반기에 수출 물량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삼양식품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긴 마찬가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7월 라면 수출액은 1427만달러(약 199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8% 감소했다. 이는 관세가 오르기 전에 유통기한이 긴 라면이나 스낵(과자)의 수출을 미리 실행하면서 생긴 일종의 착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은 관세 문제가 불거지자 올 상반기에 예정 물량을 미리 출하하는 '선출하 전략'을 실행했다"면서 "미리 당겨서 물량을 내보냈기 때문에 하반기 수출 물량은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관세가 오른 만큼 가격 전가가 가능한 품목이라는 평가가 힘을 받고 있다. 그만큼 소비자가 선호하는 상품이라는 뜻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4분기부터는 가격 전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른 경쟁사들도 이미 미국 시장에서 가격을 인상했고, 삼양식품도 10% 수준의 가격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관세에 따른 비용은 상쇄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신라면을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는 농심(004370)을 둘러싼 증권가 목소리는 엇갈린다.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가 예상보다 늦다고 보는 쪽은 목표주가를 내렸다. 아이엠투자증권은 농심 목표주가를 55만원에서 50만원으로 내려 잡았다. KB증권도 농심의 목표주가를 올해 1월 50만원에서 52만원으로 올렸다가 지난달 다시 50만원으로 낮췄다. 올해 주가 상승률도 높지 않은 편이다. 전날 마감가(43만원)를 기준으로 하면 올해 들어 15% 올랐다.
다만 농심이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수준의 주가는 저평가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농심은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인기에 발 빠르게 편승해 한정판 상품을 생산하고 해외 명소에 신라면 분식을 개점하는 등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오랜 시간 미국 시장 진출을 꾀한 만큼 현지 생산공장도 이미 갖춰서 관세 전쟁에 따른 부담도 피했다. 하나증권은 "농심이 독보적인 삼양식품에 가려졌을 뿐 북미 지역의 점유율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목표주가를 54만원으로 유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