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글로벌 B2B 소스 수출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토대로 2030년까지 해외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연지연 기자

외식 전문 기업 더본코리아(475560)가 글로벌 소스 수출을 기반으로 글로벌 유통 사업에 나선다. 2030년까지 해외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더본코리아는 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TBK(The Born Korea)' 글로벌 B2B 소스 론칭 시연회를 열고, 글로벌 유통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TBK 소스는 '맛의 시작, 더본'이라는 슬로건 아래 한국의 진정성 있는 일상의 맛을 담아 전 세계인과 맛있는 경험을 나눈다는 콘셉트로 기획한 제품이다.

일단 양념치킨소스, 매콤볶음소스, 간장볶음소스, 된장찌개소스, 김치양념분말, 떡볶이소스, 장아찌간장소스 등 7종을 우선 출시한다. 연말까지 쌈장소스와 매콤찌개소스, LA갈비소스, 짜장소스 등 4종을 추가한다.

소스 패키지에는 'QR코드 레시피'를 도입했다. QR코드엔 레시피 영상들이 평균 1분 내외의 짧은 쇼츠로 담겨있다. 현지 조리사들이 다양한 한식 메뉴의 응용 레시피를 쉽게 따라 만들 수 있도록 재료부터 조리 순서를 자세하게 구현했다.

더본코리아는 TBK 소스 론칭과 함께 새로운 해외 사업 모델인 '글로벌 푸드 컨설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도 발표했다. 이는 더본코리아가 개발한 소스를 기반으로 전 세계 각국의 현지 환경에 최적화된 조리 방식과 레시피를 함께 제안하는 새로운 형태의 글로벌 B2B(기업 간 거래) 사업 모델이다.

단순히 소스만 공급하는 것이 아닌 현지 매장의 니즈(수요)에 맞춰 레시피 제공과 메뉴 확장 컨설팅까지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원가 예측, 폐기율 절감, 조리 효율화, HACCP·ISO 인증 기반 품질 보증, 셰프 트레이닝 등을 모두 소스와 함께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구조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는 "기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완제품 수출이나 마스터 프랜차이즈 중심의 해외 진출 방식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한식 메뉴와 조리 컨설팅 노하우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글로벌 푸드 컨설팅'을 통해 더본코리아만의 차별화된 해외 영업 방식을 공격적으로 펼쳐 나가겠다"고 했다.

글로벌 푸드 컨설팅 사업은 이미 성과를 한 번 맛봤다. 지난 7월 독일 대형 유통그룹 글로버스 본사가 있는 상트벤델 지역의 마크탈레 하이퍼마켓 푸드코트에 '비빔밥과 덮밥' 메뉴를 개발해 내놨다. 현지 식재료를 활용한 한식 메뉴 개발, 핵심 소스를 통한 맛의 균질화, 주방 조리기기에 대한 컨설팅을 동시에 진행했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반응이 좋아서 독일 에쉬본 지역에 2호점을 추진하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연내 개점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글로버스가 운영 중인 독일 내 전 매장과 체코 등 인근 유럽 국가에 위치한 모든 매장에 한식 메뉴를 선보이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더본코리아는 이를 기반으로 프랑스, 영국 등 주요 리테일 기업과의 협업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본격적인 TBK 소스의 글로벌 진출 등을 통해 2030년까지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시아·미주·유럽 등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단계별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대형 유통업체 및 현지 레스토랑과의 협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백 대표는 "글로벌 B2B 소스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올해부터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 대만, 중국 등에서 직접 소스 시연회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역별로 집중 사업 영역은 조금씩 다르다. 미국은 주요 거점별 소스 시연 마케팅 활동을 통한 현지 유통사들과의 협력 기회를 모색하고, 유럽은 독일과 프랑스를 거점으로 한식 레스토랑을 대상으로 메뉴 컨설팅에 대한 영업에 집중한다. 대만은 까르푸·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사와 협력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은 기업, 병원 등에 한식 메뉴 공급을 위한 소스 및 조리 컨설팅 제공을 타진하고 있다.

백 대표는 "TBK는 단순한 제품 수출이 아니라 레시피와 글로벌 푸드 컨설팅을 함께 제공하는 유통 브랜드"라며 "국내 시장에서 창출된 매출을 글로벌 투자와 개발로 연결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거둔 성과를 다시 국내 연구개발(R&D)로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