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1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경제 유튜버 '슈카월드'의 '990원 소금빵'이 화제다. 주원료인 밀 가격 하락에도 최근 빵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그가 시중 가격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빵을 팔자, 편의점·프랜차이즈 베이커리에서 파는 양산빵 가격에 거품이 낀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슈카월드의 990원 소금빵에서 시작된 '빵플레이션(빵+인플레이션)' 논란이 여전하다. 개당 1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도 빵을 살 수 있는데 양산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편의점·동네 빵집 등에서 판매하는 시중 빵값이 비싸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소금빵은 시중에서 개당 3000~4000원대에 팔리고 있다.
슈카월드는 전날 해당 논란에 "자영업자를 비난한 적은 없다"고 사과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슈카월드는 서울 성수동에서 ETF베이커리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열고 소금빵·베이글 등을 개당 990원에 팔았다. 당시 슈카월드는 "원재료 산지 직송으로 유통비를 절감하고, 빵 모양과 포장을 단순화해 비용을 줄였다"며 "빵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이번 기획을 마련했다"고 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슈카월드의 팝업스토어에 대해 원재룟값 외에도 빵값을 결정짓는 요인이 많다는 점을 간과한 행보라고 지적한다. 일례로 주원료인 밀 가격이 떨어졌다고 해서 실제 빵값에 그대로 반영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제 밀(소맥) 선물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지난 2월 1톤(t)당 212.12달러(한화 약 29만50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1t당 186.96달러(약 26만5000원)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2023년 기준 밀가루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38로 조사됐다. 2000년에는 41로 주요국 중 가장 낮았지만 2023년 미국(134)·일본(127)·프랑스(135)를 넘어섰다. 밀가루 CPI는 기준년인 2020년 대비 가격 변동률을 가중 평균해 산출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빵 원가에서 밀가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5% 정도"라며 "나머지는 버터·우유·달걀·설탕 등 추가 원재료와 포장재, 물류·인건비 등이 차지한다. 밀가루 가격이 내려가도 다른 원재료와 물류·인건비 상승분이 더 크기 때문에 빵값을 내릴 수 없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편의점·프랜차이즈에서 판매하는 양산빵은 구조적으로 더 비쌀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제빵 산업 시장분석 및 주요 규제 경쟁 영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빵 원가에서 판매 관리비(할인 행사·가맹점 지원 포함 비용)는 42.4%를 차지하고 있다. 재료비(31.6%), 노무비(16.8%), 제조경비(9.4%) 등 보다 비중이 크다.
납품 구조도 양산빵 가격을 내리지 못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본사-가맹점-납품업체로 이어지는 유통망에서, 납품업체는 정해진 품질·포장·물량을 맞춰야 하고 반품·재고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신선식품인 빵은 유통기한이 짧아 재고 관리 비용도 높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납품 빵은 대량·장기 계약 형태로 공급되는 경우가 많다"며 "원재룟값의 영향보다 유통 전반적인 구조에 영향을 받는 편"이라고 했다.
아울러 파리바게뜨·파리크라상·뚜레쥬르 등 프랜차이즈의 양산형 베이커리가 사실상 시장을 독과점하고 소수 브랜드에 매출이 집중된 구조로 경쟁이 제한되면서 빵 가격을 낮추기 어려운 점도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반적인 빵 가격을 낮추려면 경쟁을 촉진해야 하는데, 국내 빵 시장은 소수의 프랜차이즈가 시장을 사실상 독과점하고 있다"며 "이 같은 구조가 가격 경쟁에 나설 유인을 약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