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를 자녀로 둔 엄마들 대부분은 시판 이유식의 '한우(소고기) 함량'과 염도를 따져서 구매합니다. 단백질 섭취를 위해 육류를 많이 포함하고 염도가 덜한 이유식이 선택의 기준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최근 소고기 이유식보다 더 약진을 보이는 이유식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전복 등 해산물을 활용한 이유식입니다. 해산물 이유식은 냉동 이유식보다는 실온 이유식 부문(카테고리)에서 인기가 유난히 많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31일 본그룹의 이유식 업체 베이비본죽에 따르면 전복이나 흰살생선 등을 활용한 실온 이유식의 매출 비중이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실온 이유식 매출에서 해산물을 활용한 이유식의 비중은 12%였는데, 올해는 19%로 커졌습니다.
이는 지난해 5월 오트밀 버섯 전복죽과 전복영양진밥이 출시되면서 나온 변화입니다. 올 5월 기준 오트밀 버섯 전복죽과 전복영양진밥의 매출액은 작년 5월 대비 35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올 6월이나 7월 매출액도 전년 대비 74%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베이비본죽에서는 해외여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해산물 소재 이유식의 흥행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베이비본죽 관계자는 "해외 여행 수요 증가에 따라 휴대 편의성을 높인 실온이유식을 추가 개발하게 됐고, 그 중 해산물을 활용한 이유식에 대한 고객 수요가 판매량을 통해 확인됐다"고 했습니다. 해외여행이 늘면서 가족 단위 해외여행객도 늘었고, 실온 이유식을 구매하는 이들도 늘었다는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해산물 중심의 이유식을 사는 이유는 통관 문제 때문입니다. 나라에 따라 다르지만 육류 가공품 반입을 금지하는 곳이 많습니다. 비행시간 네 시간 수준인 미국령 괌이 대표적이고 가까운 일본이나 대만도 그렇습니다. 모두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이 자주 떠나는 곳들입니다.
실제로 인터넷 맘카페에는 '10개월 아기를 데리고 괌에 가는데', '7개월 아기와 함께 오키나와에 가는데' 한우 이유식을 가져가도 되느냐는 글이 주기적으로 올라옵니다. 이런 글에는 '육류는 원칙적으로는 반입 금지기 때문에 뺏겨도 할 말이 없으므로 현지에서 이유식을 사먹이거나 국내에서 채소나 해산물 중심의 이유식을 사가라'는 답이 달립니다.
물론 대다수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가 평상시 먹어보고 문제가 없었던 이유식을 선호합니다. 해외에 나가서 처음으로 사서 먹인 이유식 때문에 아이가 탈이 날까봐 걱정이 되서입니다.
소비자 반응이 긍정적으로 집계되자 해산물 이유식의 가짓수도 더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베이비본죽 관계자는 "오트밀 버섯 전복죽과 전복영양진밥의 반응이 좋아 올 3월에 가리비치즈진밥, 게살보리밥, 흰살생선채소죽도 출시했고 앞으로도 소비자가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신메뉴 개발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가리비와 게살, 흰살생선을 활용한 이유식의 반응도 전복을 활용한 이유식만큼 소비자 반응이 좋을까요? 해외여행 증가가 불러온 이유식 트렌드 변화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