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가 오는 1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풀러턴에 1호 매장을 연다. 사진은 롯데리아 미국 매장 개점을 알리는 롯데리아USA 인스타그램 계정의 홍보 이미지. /롯데리아USA 인스타그램

한국 토종 버거 롯데리아가 이달 중순 '버거의 본고장' 미국 진출을 앞두고 막판 준비에 한창이다. 미국은 맥도날드를 비롯해 버거킹, 웬디스, 인앤아웃, 쉐이크쉑, 파이브가이즈 등 유명 버거 브랜드가 탄생한 버거 패스트푸드의 본고장이다. 롯데리아는 '한국 스타일'을 앞세워 현지 시장에서 승부를 본다는 포부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는 오는 1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풀러턴에 1호 매장을 연다. 이곳은 원래 미국 치킨 프랜차이즈 KFC가 있던 자리다. 정식 개장에 앞서 11~13일은 선 개장(소프트 오프닝)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GRS는 2024년 상반기 미국 캘리포니아 법인을 세우고, 올해 초부터 1호점 개점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주력 메뉴는 불고기버거, 새우버거 등이다. 미국 내 케이(K)컬처 및 K푸드 인기에 편승해 '한국 입맛'으로 존재감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 빅맥의 고향에 진출하는 불고기버거

롯데리아의 무기는 'K'라는 정체성이다. 대표 메뉴인 불고기버거, 새우버거, 전주비빔라이스버거를 비롯해 브랜드 이미지와 인테리어 등 한국 롯데리아 정체성을 미국에 그대로 재현해 차별화한다는 구상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미국 버거가 짜고 깊은 맛이라면, 한국 버거는 소스 맛이 강한 차이가 있다"라며 "앞서 두 차례 시카고 외식 박람회에 참석해 현지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K버거를 앞세워 현지 시장에서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리아의 무기는 'K'라는 정체성이다. 대표 메뉴인 불고기버거, 새우버거, 전주비빔라이스버거를 비롯해 인테리어까지 한국 롯데리아의 정체성을 미국에도 그대로 재현해 차별화한다는 구상이다. /롯데리아USA 인스타그램

롯데리아는 1979년 국내 시장에 출범했다. 1972년 일본 롯데홀딩스가 롯데리아를 도쿄에 먼저 설립하고, 이어 1979년 한일 합작으로 한국에 진출했다. 2004년 한국 롯데리아가 일본 롯데리아로부터 경영권을 인수한 후부턴 별개 기업으로 운영됐다. 이로 인해 롯데리아를 두고 한국 브랜드냐, 일본 브랜드냐 세간의 의견이 갈리기도 했다.

하지만 2023년 일본 롯데리아가 젠쇼홀딩스에 매각되고, 브랜드명도 '젯데리아'로 바뀐 후 롯데리아는 확실한 토종 한국 버거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롯데리아는 불고기버거, 새우버거, 라이스버거 등 한국인 입맛에 맞는 메뉴를 선보이며 '토종 버거'라는 정체성을 확보했다. 불고기버거의 경우 1992년 9월 출시 후 지금까지 10억 개 이상 판매되며, 롯데리아 버거 판매 1위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이 외에도 오징어버거, 라면버거, 왕돈까스버거 등 이색 메뉴를 출시해 이목을 끌었다. 만화가 이말년은 자신의 유튜브 콘텐츠(침착맨)에서 롯데리아의 이런 근본 없고, 100% 변신이 가능한 유연함을 강점으로 꼽기도 했다.

K버거의 미국 진출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분분하다. 앞서 2017년 미국에 진출한 맘스터치가 현지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지난해 사업을 철수한 선례가 있어서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데다, 뚜레쥬르, 파리바게뜨, BBQ, 노티드 등 한국 식음(F&B) 브랜드가 진출해 성과를 거두고 있어 롯데리아가 어떤 반응을 끌어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작년 5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외식 박람회(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 Show, NRA)에 참가한 롯데리아. /롯데GRS 제공

◇ 롯데GRS 올해 매출 1조원 돌파 전망... 글로벌 시장 진출 본격화

버거 시장 포화 및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2017년 1조원이 넘었던 롯데GRS의 매출은 2020년 6831억원까지 감소했다. 이후 꾸준한 회복세를 보인 회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9954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올해는 8년 만에 '1조 클럽' 복귀가 가능할 거란 전망이 대세다.

매출의 80%는 롯데리아에서 나온다. 롯데리아는 국내에 13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 90%가 가맹점이다. 회사는 구조상 내수 성장은 한계에 달했다고 판단하고, 신규 외식 브랜드 육성 및 컨세션 사업(공항 등 다중이용시설 내 F&B 브랜드를 운영·관리하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리아의 해외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리아는 현재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몽골 등에서 32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업계 1위 지위를 확보했다. 롯데리아 베트남 법인은 그간 롯데지주(004990)가 소유해 왔으나, 롯데GRS가 최근 지분 100%를 인수하며 소유와 경영을 일원화했다. 이달 매장을 내는 미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진출도 확정했다.

지난 5일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리아-말레이시아 파트너십 계약식에서 (왼쪽부터) 이권형 롯데GRS 글로벌사업부문 상무, 차우철 롯데GRS 대표이사,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 세라이그룹 나집 하미드 회장, 키스티나 타프 이사, 일랑게스 라오 최고운영책임자(COO)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롯데GRS 제공

글로벌 사업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이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부사장은 지난 5일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GRS와 말레이시아 세라이그룹의 롯데리아 현지 진출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식에도 참석했다. 양사는 올해 말 말레이시아 1호점을 시작으로, 5년 내 말레이시아에 매장 30개를 출점하기로 협의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부사장이 그룹사의 글로벌 사업을 관장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보니 해외 진출이나 국가 간 계약 체결 이슈가 있을 때 동참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라고 했다.

롯데GRS는 롯데리아 미국 1호점을 통해 현지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식 버거가 미국 본토에 진출하는 건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로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미국에 진출한 K버거'라는 이력이 향후 다른 해외 국가로 진출하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일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