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지난 5월 서울 아워홈 본사에서 아워홈 인수의 의미와 청사진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아워홈 제공

"싼 가격에 좋은 물건을 사는 거니 합리적인 경영 판단으로 봐야 한다."

"장기적으로 길게 보고 경영에 나섰으면 좋겠다."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프리미엄 리조트 '북한산 파라스파라 서울' 인수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5일 시장의 평가가 이처럼 나뉘고 있습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본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좋은 인수합병이라는 뜻입니다. 파라스파라 서울은 북한산국립공원 자락에서 유일한 5성급 리조트입니다.

이 리조트를 매수하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프리미엄 리조트로 업역을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올해 1분기 기준 국내에서 12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중저가 리조트입니다. 이번에 파라스파라를 인수하게 되면 서울에 5성급 호텔(더 플라자)과 리조트를 모두 보유하게 됩니다. 본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뜻입니다.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사실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일각에서는 파라스파라를 인수하는 데 들어가는 금액을 2000억원대로 평가하고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적은 돈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많습니다.

파라스파라가 가진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그대로 이어받는다는 전제로 거래가 진행되는데, 한화그룹을 배경으로 신용 보강 등을 통해 이자율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가격 조정 여지도 있습니다. 파라스파라 리조트를 갖고 있는 삼정기업의 경영이 여의치 않아지면서 시장에 나왔기 때문입니다. 삼정기업 입장에서 파라스파라는 공들인 우량 사업장입니다. 2021년 개장 후 4년 만에 시장을 내놓는 이유는 건설경기 침체 탓입니다. 최근 삼정기업의 미회수 채권은 2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월 이 회사의 부산 반얀트리 해운대 신축공사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도 악재입니다.

IB 업계 관계자는 "급매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 좋은 자산을 싼 가격에 매입할 절호의 기회"라며 "최근 김동선 부사장을 둘러싸고 본업 경쟁력이 약화했다는 취지의 비판도 많은데 이런 논란을 타개하기도 좋은 딜(거래)"이라고 했습니다.

반면 재무 부담 우려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최근 급식업체 아워홈을 인수한 이후로 또 한 번 인수합병에 나서기엔 무리라는 것입니다. 특히 아워홈의 가치 상승(밸류업)을 꾀하기 위해 신세계푸드의 급식사업부 인수도 고려하는 상황에서 우선순위를 분명히 정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지분 58%를 8695억원에 인수하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진 상황입니다. 2023년 말 부채비율은 약 175.2%였는데,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약 197%로 높아졌습니다.

또 재계와 한화그룹 내부에서는 재벌 3세가 경영 전면에 드러나면서 갖는 무게감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파라스파라 서울이라는 좋은 시설물을 싸게 매입했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수익을 붙여 시장에 다시 내놓아도 이익"이라는 한화 내부 일각의 의견을 비판하는 것입니다. 이는 김동선 부사장이 미국 프리미엄 햄버거 '파이브가이즈' 국내 사업권 인수를 주도했다가 2년 만에 매각을 추진하면서 논란에 휩싸인 것을 흘리지 말라는 직언이기도 합니다.

한 재계 관계자는 "IB 업계 관점에서는 수익이 나는 경영 판단일 수 있지만, 오너가의 행보는 조금 더 진중해야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다"라며 "돈이 되면 뛰어들었다가 유연하게 빠진다는 신호는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성공한다'라는 기업 경영 측면에서는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