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031440)의 올해 매출이 5년 만에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수익성을 강화하면서 저수익 사업을 철수한 데 따른 것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강승협 신세계푸드 대표이사는 사업 효율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래픽=정서희

30일 금융·증권 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를 분석하는 증권사 네 곳은 올해 신세계푸드의 매출이 평균 1조4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대로 실현된다면 신세계푸드의 외형은 5년 새 처음으로 역성장하게 된다.

이전까지 증권사들은 신세계푸드의 매출 증가를 전망해 왔다. 든든한 매출 발생처 이마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신세계푸드는 전국 이마트 150여개 매장 대부분에 입점한 E베이커리와 블랑제리를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이마트 자회사 SCK컴퍼니(스타벅스코리아)가 운영하는 스타벅스에 빵과 디저트를 납품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이렇게 올리는 특수관계자 매출은 지난해 신세계푸드 사업보고서 기준 568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37.1% 수준이다. 이마트는 조선호텔과 함께 신세계푸드의 지분을 51% 이상 보유한 특수관계자다.

하지만 강승협 대표가 취임한 이래로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철수하면서 증권사들도 외형 전망치를 수정하고 있다. 음료 프랜차이즈 자회사인 스무디킹코리아가 대표적이다. 작년 9월 스무디킹코리아는 가맹점주에게 영업 종료 공문을 보냈다.

이마트 밖에서 성장 동력을 찾고 있는 움직임도 있다. 내부 거래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이유도 있지만 이제는 신세계푸드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다. 신세계푸드는 사업상 이마트가 필요하지만, 이마트는 신세계푸드 없이도 큰 문제가 없다.

특히 베이커리 사업과 급식 사업에서 계열사 밖 일감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베이커리 부문에서는 카페 프랜차이즈와 편의점 등 비계열사 채널 공급을 늘리며 외부 유통망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할인점 이마트의 실적이 악화하면 이마트에 입접한 신세계푸드 베이커리의 실적도 동반 악화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외부로 눈을 돌리는 것은 필요했다고 본다"고 했다. 이경신 아이엠증권 애널리스트도 "베이커리 부문의 사업 구조를 효율화하면서 대형마트 입점 베이커리 이외로 확장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마트 트래픽(방문객 수) 감소와 연결된 리스크(위험)를 완화할 수 있다"고 했다.

강승협 신세계푸드 대표가 지난 5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노브랜드 버거 비전 발표회'에서 신규 가맹 모델을 공개하고 있다. /뉴스1

신세계푸드는 급식사업 틈새시장도 노리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올 1분기 기준으로 SK키파운드리, 공주대학교 블룸하우스, 반포 원베일리, 반포 원펜타스 등과의 신규 급식 계약을 체결했다. 대형 아파트 커뮤니티 급식 사업은 기존 대형 급식사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시장이다.

급식업계 관계자는 "반포 원펜타스는 의무식을 매월 다섯끼(5만5000원)씩 입주자에게 부과하고 있는데도 식당 운영에서만 한 달에 5000만원 이상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원베일리에서도 식사 관련 운영 비용을 가구당 1만원씩 올려주지 않으면 사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해서 재입찰에 들어갔다"면서 "사업성이나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존 급식사는 소극적인데 신세계푸드는 이를 타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본 것 같다"고 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신세계푸드의 사업 성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비효율적인 사업을 정리하고 수익성 강화하는 동시에, 모회사에 의존하지 않는 방식의 사업은 인수합병(M&A)을 용이하게 만들 때 꾀하는 방식이라서다. 꼭 인수합병 시장에 나서지 않더라도 외연 확장은 비주류 계열사에서 주류 계열사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길이기도 하다. 신세계푸드 사업분야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버거, 가정간편식(HMR), 급식, 제빵 등 외연 확장을 자꾸 시도해야 사업 기회가 생긴다고 판단했고 이 점이 올해도 내년도 최대 과제인 상황"이라고 했다.

증권가에선 올해 영업이익은 300억원선에 머무를지라도 내후년엔 4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낼 수 있도록 중장기 성장 동력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심은주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익성 강화를 위한 효율화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올해 영업이익 300억원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연간 손익이 400억원에 달했던 과거 실적을 고려하면 노브랜드버거(NBB) 가맹 사업 외 중장기 성장 동력에 대한 해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노브랜드 버거는 가맹비용을 낮춘 '콤팩트 매장' 모델을 선보이면서 가맹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강 대표는 지난 5월 '노브랜드 버거 비전 발표회'에 참석해 새로운 가맹 모델을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