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웰푸드(280360)가 '가나 초콜릿'을 주제로 연 예술 협업 전시가 흥행을 거두고 있다. 전시가 열리는 롯데뮤지엄에 따르면 지난 두 달여간 이 전시를 찾은 관람객은 같은 장소에서 열린 국내 작가 작품 전시와 비교해 약 30%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지난 4월 30일부터 이달 29일까지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아뜰리에 가나: since 1975 - 행복은 초콜릿으로부터'를 연다.
올해 가나 초콜릿 출시 50주년을 기념해 5명의 현대 미술작가가 초콜릿을 주제로 한 예술 작품을 만들어 전시한다. 가나 초콜릿의 역사와 기술을 체험하는 공간도 마련했다. 이번 전시를 위해 롯데월푸드와 롯데뮤지엄은 1년 이상 협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료 관람으로 진행된 이번 전시는 기대 이상의 흥행을 기록했다. 아프리카 정글에서 카카오를 쫓는 도도새의 여정을 그린 김선우 작가의 작품에서 딴 도도새 굿즈(기념품)가 조기에 완판되기도 했다.
롯데뮤지엄을 운영하는 롯데문화재단 관계자는 "일평균 관람객 기준으로 기존 국내 작가 전시와 비교해 30% 이상의 관람객을 동원했다"며 "'초콜릿'이라는 테마를 기반으로, 초콜릿 공정 과정을 보고 직접 먹어볼 수 있게 구성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호응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롯데가 가나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강화하는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는 2021년 '가나, 디저트가 되다'라는 캠페인을 시작으로 가나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재정립했다. 초콜릿 소비량이 줄자 고급화를 시도한 것이다. 2022년에는 서울 성수동에 '가나 초콜릿 하우스'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열어 6주간 방문객 2만 명을 동원했다. 해당 팝업스토어는 이후 부산과 성수동까지 총 3회 개최될 만큼 화제를 모았다.
이번엔 브랜드 탄생 50주년을 맞아 '예술'로 접근했다. 이는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숙원이기도 하다. 그가 1963년 스위스의 최고 초콜릿 기술자 막스 브락스에게 모든 권한을 일임하고, '최고의 예술품'으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끝에 1975년 가나 초콜릿을 출시한 건 유명한 일화다. 실제 이번 전시장 벽에도 '제품이 아닌 예술품을 만들어 달라'는 창업주의 발언이 쓰였다.
그룹 차원에서도 가나 브랜드에 대한 애착이 큰 것으로 알려진다. 가나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농장 관리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나설 정도다.
업계에 따르면 이상기후와 병해 등으로 서아프리카 카카오 수확량이 줄면서 카카오 원두 가격이 4~5배 폭등했다. 이에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가나 수훔(Suhum)지역 카카오 농장을 방문해 공급망을 점검하고 지속가능한 사업 역량 확보를 주문했다. 롯데는 올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사용량을 30%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100% 도입을 목표로 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및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줄었던 국내 초콜릿 시장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시장이 고급화하면서 연평균 2%대의 성장률을 보인다. 2026년에는 시장 규모가 7046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가나 브랜드의 연 매출은 6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가나가 창업주의 정신과 관련이 있는 만큼 출시 50주년을 기념해 예술 방식으로 접근해 봤다"면서 "이번 전시를 끝으로 50주년 마케팅을 마무리 짓고, 앞으로는 가나산 카카오 원두의 지속가능성을 화두로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