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 청사./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이 기사는 2025년 3월 19일 오전 7시 21분 조선비즈 RM리포트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식품안전기본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하면서 내년부터 정부가 식품 위해요소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관련 기술개발, 조사·연구 등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해 예측을 전문적으로 수행할 인력과 시설을 갖춘 '식품위해예측센터'를 지정한다.

다만 발의안에는 식품위해예측센터를 새로 설립하기 위한 근거 조항도 포함돼 있었지만, 기획재정부 반대로 이 부분은 빠지게 됐다. 현재로선 식품안전정보원이 예측센터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 정부, 식품 위해 사전 예방 강화

19일 식약처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품안전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이는 기후 변화, 환경 오염으로 식품과 관련한 새로운 위해 요소가 출현하는 등 상황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해수 온도가 올라가면 패류독소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 유독성 플랑크톤을 먹이로 하는 조개류에 독소가 축적되는 것이다. 사람이 섭취하면 식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패류독소는 얼리거나 가열해도 제거되지 않는다.

이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식품 위해요소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위해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다. 위해에 사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위해가 발생하기에 앞서 예방하자는 취지다.

개정안에는 '위해예측'의 정의도 담겼다. 식품의 생산부터 소비까지 과정에서 위해요소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모델·시나리오 개발을 통해 위해의 정도를 과학적으로 예측하는 것이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식품 판매 경로가 다양화된 데다 특히 농축수산물의 경우 유통·소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사후적으로 소비가 금지되더라도 소비자는 이미 피해를 봤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개정안 통과로 정부는 사전 위해예측을 위한 조사·연구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기술개발, 전문기관 지원, 국내외 협력체계 구축 등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해외 주요국도 식품 위해 점검 패러다임을 사후관리에서 예방관리로 바꾸는 추세다. 미국은 식품안전현대화법(FSMA) 제정을 통해 사후관리 시스템에서 예방관리 규제방식으로 전환했다. 영국 국무조정실 산하 호라이즌 스캐닝(Horizon scanning) 센터도 데이터를 활용한 예측을 기반으로 관련 정책을 개발한다.

◇ 기재부, 예산 문제로 센터 신설에는 반대

국회에서 당초 발의됐던 법률안은 거의 그대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다만 식품위해예측센터 신설 조항은 기재부의 반대로 최종 법안에서 제외됐다. 식약처장이 기존 기관을 예측센터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만 남게 됐다. 예산 문제 탓인 것으로 해석된다.

기재부 측은 "식약처 소관 식품안전정보원에서 식품안전정보 수집·분석·정보제공 등의 업무를 수행 중이므로, 별도 예측센터의 설립·지정의 실익은 없다"고 밝혔다. 국회예산정책처의 비용추계에 따르면, 예측센터 설립·운영에 필요한 인력 규모를 34명으로 가정할 경우 2026~2030년 5년간 157억2500만원의 추가재정소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패류독소 조사정점에서 국립수산과학원 직원들이 조사를 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이에 대해 국회 보건복지소위원회에서는 환경부, 농축산부 등 각 부처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센터를 신규 설립한 것처럼 식약처도 새 조직을 신설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1월 22일 국회 소위에서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식약처는 당초 예측센터 신설이 포함된 발의안에 동의했던 것과는 달리 의견을 선회했는데 식약처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면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기재부 권고대로 따르는 것인지, 예측센터 신설 필요성이 여전히 있는지 의견을 밝혀달라"고 했다.

이에 우영택 식약처 차장 직무대리는 "안전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어느 정도 규모도 있고,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단독 기관이 필요한 것은 맞다"고 했다. 이어 "다만 식품안전정보원이 해외 정보를 수집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예측센터의 기능과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기존 기능과 통합해 다른 부처와 협업하는 방식으로도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센터 신설 필요성에 힘을 실은 셈이다.

해당 법안은 내년 3월부터 시행된다. 예측센터가 지정되면 위해요소 관련 정보 수집·분석, 데이터베이스 구축, 기후·환경 요인과 위해요소 간의 상관관계 조사·연구, 위해요소 예측 모델 개발, 대응 시나리오 개발, 예측에 기반한 식품안전정책 수립 지원, 국제협력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