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제과·음료 업계가 이종 기업과 협업하며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핵심 소비자층이자 장기 성장 토대인 2030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고, 실적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네슬레 '킷캣'은 작년 11월 F1과 공식 스폰서십 계약을 맺었다. 킷캣과 F1 스폰서십 계약을 알리는 이미지컷./킷캣 홈페이지 캡처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위스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식품 기업 네슬레의 초콜릿 브랜드 '킷캣'은 작년 11월 포뮬러원(F1)과 공식 스폰서십 계약을 맺었다. 2025~2028년 시즌에 킷캣이 F1 공식 초콜릿 바를 경기장에서 판매하는 것은 물론 경주장과 피트 차선에 킷캣 광고와 이벤트가 게재된다. 초콜릿 포장지에는 F1 브랜드도 함께 표시되며, 네슬레는 수백 장의 경주 티켓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킷캣 90주년, F1 75주년을 맞는 해여서 스폰서십 계약 기간 중 가장 집중적으로 프로모션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로이터 등 외신들은 수십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브랜드 마케팅 방식을 바꾸기 위해 작년 8월 취임한 로랑 프레이세(Laurent Freixe) 신임 네슬레 최고경영자(CEO)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세계 최대 식품 회사인 네슬레가 160년 역사 동안 글로벌 마케팅 계약을 체결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코카콜라와 말본골프는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한정판을 출시했다. 2023년 첫 번째 컬래버(협업) 상품을 출시했을 때 소비자 반응이 좋자, 다음해에 한 차례 더 협업을 진행한 것이다. 재킷과 후드 티셔츠, 반팔 티셔츠 등 매일 입을 수 있는 의류부터 스탠드백, 타올, 슈즈백, 볼마커 등 골프 용품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국내에서 제품이 금방 품절되자 일부 소비자들은 미국 사이트 등에서 직접구매(직구)를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선 해태제과가 작년 11월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다. 해태제과의 대표 제품 '에이스'와 '오예스' 패키지를 구현한 '갤럭시 버즈3·버즈3 프로 케이스'를 출시했다. 해태제과는 보조배터리 업체 미니덕트와도 협업해 오예스 포장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한 애플 맥세이프 보조배터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2023년 코카콜라와 말본골프가 협업해 출시한 한정판 제품./말본골프 제공

제과·음료 업계와 이종 업체간 협업은 코로나19 팬데믹때 큰 타격을 입었던 제과·음료 업계가 살 길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제과·음료 업계는 2000년대 들어 세계적으로 웰빙 열풍이 불면서 현재까지 위기를 겪고 있다. 제과·음료가 비만, 당뇨의 주범이라는 인식이 세계적으로 보편화됐기 때문이다.

예컨대 당이 들어간 제품에 과세하는 설탕세는 전 세계 80여개국에서 부과하고 있다. 미국 일부 주와 멕시코, 칠레, 페루, 유럽에서는 영국, 노르웨이, 헝가리, 핀란드, 이탈리아, 아시아에서는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서 설탕세를 부과한다.

이에 제과·음료 업체들은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네슬레는 북미 매출이 줄어들자 2017년 제과사업부를 정리한 뒤 건강 식품 개발에 애쓰고 있다. 2030년까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제품의 매출을 273억달러까지 늘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펩시는 음료 이외에 스낵과 푸드 사업도 강화하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같은 상황에서 제과·음료 업체들은 코로나19 팬데믹때 한 차례 더 타격을 입었다. 술집, 패스트푸드점이 문을 열지 못하거나 손님들이 줄면서 제과·음료 업체 매출도 줄어들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제과·음료 업체들로서는 핵심 소비자층이자 미래 주요 고객인 2030세대의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코카콜라가 손잡은 말본골프는 2019년 미국에서 설립된 신생 브랜드다. MZ세대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골프공이 모자를 착용한 모습의 캐릭터 '버킷(BUCKETS)'을 매 시즌 활용하고 있다. 코카콜라로선 신선하고 젊은 이미지 강화를 위해 말본골프와 손잡는게 유리했던 셈이다. 네슬레도 F1 스폰서십 계약과 관련, "킷캣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고 30세 미만의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